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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최근 괌 포위사격 방안을 검토한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북한이 괌 포위를 하면 중립을 지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프랑스는 평화적 해법을 찾도록 중재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이 어리석게 행동한다면 군사옵션이 완전히 준비됐다”고 말한다.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북한은 미국 영토를 공격하겠다는 것이고, 처음으로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대통령의 이례적 발언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지금 상황은 과장할 필요도 없이 분명 예전과 다르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 나가야 한다. 우리 의도와 다른 최악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변국과 튼튼한 공조를 유지해야 한다. 대화와 제제의 두 축을 염두에 두고 빈틈을 메워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북한이 그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옛날부터 핵무기를 개발해 왔으니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설마 북한이 동일 민족인 남한에 핵공격을 하겠어'라며 외면하기도 한다. 미국 핵 보복을 우려해 핵 공격을 감행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태연한 척 한다. 각자가 나름 제 역할을 다해나가고 있겠지만 국민의 눈에 야당은 '정부는 왜 뒷짐만 지고 있냐, 운전석에 앉아라'고 다그치고, 정부와 여당은 '코리아 패싱이 아니다, 우리가 중심을 잡고 풀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수단이 빈약하고 남의 일 하는 듯 보여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안타까워한다.

안보는 대비해야 한다는 쪽과 대비할 필요가 없다는 쪽이 대립하게 되면, 대비하는 쪽(有備無患)을 택하는 게 옳다. 대비하지 않다가 불상사가 발생하면 결정적인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조치하고 노력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가야 한다. 우리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희생하고 노력하면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는가? 우리가 생존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감수하겠다는 결의를 보일 때 북한도 함부로 핵공격으로 위협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해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막고 유사시에 대비해 나가야 할 때다.

위기를 극복해 나갈 때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우리에게 위협으로 닥친 북핵 위협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재정립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단합된 국민의 힘과 긴밀한 국제공조 속에서 그 대응해법을 찾아 의연하게 대처해 가야 한다.

정부는 국민이 불안해 할 것을 걱정할 게 아니라 국민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함께 동참해 가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주었으면 한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북한 핵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국정의 최우선을 두고 북한이 공격한다는 전제 하에 그 해답을 찾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예산지원을 강화하고 로드맵을 만들어 실천해 가야 한다.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한 외교(外交)와 자강(自强)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북핵 대응방향과 추진계획을 국민에게 알리고 필요할 때에는 특별담화도 발표해야 한다. 북한 핵공격에 대비해 지하철이나 대형빌딩 지하시설을 공공대피소로 활용토록 재점검해야 한다. 독일 침공을 막기 위해 국민의 “피, 땀, 눈물”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던 처칠과 같은 용기 있는 정치지도력이 필요할 때다.

군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 군이 해결한다는 사명감과 자존심을 갖고,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절박한 마음으로 자체 방어력을 강화해 주었으면 한다. 부족하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미군의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탄도미사일방어체제(BMD:Ballistic Missile Defense)'를 강화하고 하층방어를 위한 PAC-3 요격미사일을 추가 구매해 주요 도시를 방어해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다면 북한의 핵저장시설을 사전에 파괴해버리는 선제타격 위험성도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국민은 모두 '절대 평화주의'에 빠지거나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이분법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북핵 위협이 우리 생존을 좌우한다고 느끼고 이념, 지역, 계층과 상관없이 핵위협에 함께 인식하며, 북핵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 힘을 모아줘야 한다. 국난을 극복하는 데에는 외교적인 원심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국민의 단합된 구심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영식 前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 mostys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