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창 열기 / 닫기
닫기

[데스크라인]정답 없는 세상

발행일2017.08.10 15:57
Photo Image

'토끼와 거북이가 서로 경주해서 목표 지점에 먼저 도달하면 이기는 교육용 게임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려고 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역할을 기록하시오. 게임진행에 필요한 다양한 환경을 설정하고 설명하시오. 게임을 좀 더 흥미롭게 하는 방법을 기록하시오. 다양한 동물이 등장하는 새로운 게임 시나리오를 작성하시오.'

이 문제를 한번 풀어 보자. 서술형이다. 제한 시간은 20분이다. 곧바로 답이 생각났다면 출제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지고, 한동안 문제를 응시하고 있다면 좋은 징조다. 예시된 문제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게임 환경을 만들고 경주하는 창의적 스토리를 요구한다. 주인공 역할이 무엇인지, 게임 환경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게임에 흥미를 추가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제1회 소프트웨어(SW) 사고력 올림피아드'에서 출제된 중학생용 문제 가운데 하나다.

사고력 올림피아드는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겨룬다. 정해진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정답 자체가 없다. 생각하고 이를 표현하는 것이 전부다. 남들과 다른 스토리를 제시해야 한다. 내용이 기발할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서울교대 교수진으로 구성한 평가위원이 한 달 동안 학생들이 작성한 답안지를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놀라웠다. 초등 3∼4학년에서는 이야기를 이용해 교육용 게임 SW를 개발한 문제가 제시됐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분류 기준을 세우고 이를 맥락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비슷한 답안은 없었다. 각자 생각과 의견이 더해진 창의적 결과물이다. 초등 5∼6학년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30년 전과 현재 교통지도 분석 문제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지혜가 돋보였다. 중등부 답안에서는 게임 SW 개발 문제에서 코인이라는 색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재미있고 반전이 일어나는 신선한 게임구성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지식을 외우고 계산하는 방면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월등히 앞선다.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인간 고유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 창의성이 요구된다. 고정된 사고나 틀에 박힌 지식은 곤란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닥치면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창의적 사고로 제3의 지식을 창조하는 인재가 주도권을 잡는다.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끊임없이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 과정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문제에서 정답을 잘 찾아내는 기술은 가치가 낮다. 독특한 시각으로 문제를 생각하고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보니 크래몬드 미국 조지아대 트랜스창의성연구소장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다루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고용보고서는 2020년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실세계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복잡한 문제 풀기'가 선정됐다.

사고력 올림피아드 참가 학생들은 반짝이는 '생각'들을 쏟아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아니다. 살아갈 미래 사회를 스스로 준비한 것일까. 그렇다면 미래 사회에서 마주할 문제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간파했음이 분명하다.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

댓글 보기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