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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우삼용 압력진공연구팀이 탄력성과 전도성을 가진 고무 소재를 개발했다. 우 박사가 개발한 소재를 시연하고 있다.

압력을 가하면 금속처럼 전기가 통하는 고무가 개발됐다. 고무 특유의 탄성과 전도성을 함께 갖춘 새로운 소재여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 우삼용 압력진공연구실 박사팀은 특수 금속 입자를 배합, 다양한 압력 차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고무 소재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개발된 소재는 민간 기업과 함께 안전 창호, 압력 센서 등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한 고무 소재는 실리콘 기반의 인조 고무에 특수 선별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금속 입자를 배합하는 방식으로 전도성을 부여했다. 용액 형태의 고무에 입자를 넣고 배합했다.

이 고무 소재는 가해지는 힘이 클수록 전도성이 커진다. 외부 압력이 커져서 소재 내부 입자가 서로 가까워지면 전자 이동이 활발해지는 원리다. 금속 입자 단위 밀도가 높아지면 전기 저항이 작아진다. 고무와 금속 입자 비율을 조절,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금속 수준의 전도성 구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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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재를 활용하면 센서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침입 여부를 파악하는 보안 및 군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외부 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시각 장비에 비해 높은 감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간단한 구조의 스위치 개발도 가능하다. 고무 자체의 탄성을 이용해 복잡한 기계식 구조 없이도 버튼 감촉을 구현한다. 손가락에서 가해지는 압력 차이를 이용, 스위치 하나로 여러 가지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전기가 통하는 성질을 이용, 상용 전지의 내수성 강화도 가능하다.

표준연은 이 기술을 활용, 분야별 기술 상용화도 추진한다. 창호 전문 업체 성광유니텍과 협력, 압력 차이로 침입을 감지하는 안전 창호 개발에 나섰다. 압력 센서 제조업체인 PDK와는 새로운 압력 센서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고무 소재 기능을 고도화하고 폴리머 소재를 이용한 전도성 물질도 개발할 계획이다.


우삼용 박사는 “탄성을 띤 고무에 전도성을 가미하면 그동안 불가능한 일이 가능해진다”면서 “금속 입자 비율을 조정하면 쓰임새에 맞춰 아주 정밀한 압력을 감지하거나 유연한 압력 센서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