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여름 성수기를 맞아 시장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 발포주 '필라이트'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각종 판매처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고, 일부 편의점에선 물량 부족으로 인한 발주 정지 사태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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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2015년에 큰 인기를 끌며 품절 사태를 일으킨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에 빗대 '맥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고 칭할 정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4월 말에 출시한 필라이트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출시 20일 만에 초도 물량 6만 상자 완판,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 캔 판매를 돌파한 가운데 일부 편의점에서는 최근 발주 정지 사태까지 발생했다. 예정에 없던 갑작스런 발주 중단으로 점주들은 필라이트를 구하기 위한 본사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내부로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판매처의 요청이 계속돼 물량 공급을 위해 내부로 수소문해 봤지만 직원들까지 제품을 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필라이트의 이 같은 인기 덕에 하이트진로는 6월 중순 필라이트 생산량을 월 10만 상자(1상자: 355ml 24캔)에서 30만 상자로 3배 늘렸다. 현재 밀려드는 주문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성수기 여름을 맞아 품귀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필라이트의 인기에 주류 도매상들의 제품 공급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용 판매가 아닌 업소용 상품을 공급해 달라는 주류 도매상들의 요구도 늘고 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필라이트의 업소용 판매 계획이 없다. '하이트'와 '맥스' 등 기존의 맥주와 '카니발리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주력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현재 마트와 편의점 공급 물량을 따라가기에도 벅찬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로 업소용을 공략하고 필라이트로 높은 가성비로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수입 맥주에 대항, 가정용 시장을 공략한다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실제 필라이트는 기존의 일반 맥주보다 40% 저렴해 대학가 등 젊은 인구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필라이트 덕분에 맥주 가동률 역시 50%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맥주 사업 실적 개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필라이트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하이트진로 맥주 사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이 같은 인기가 지속되면 내년에 월 350만 상자 판매로 맥주 사업의 흑자 전환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