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최근 사회 문제를 기업 활동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벤처'가 주목받습니다. 사무 공간을 저렴하게 임대 해주는 소셜벤처 전문 '코워킹스페이스'와 전문 투자회사(VC)까지 생겨나며 이들 기업을 위한 생태계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가장 첫 번째 목표를 이익달성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요.

Q:소셜벤처는 무엇인가요?

A:소셜벤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벤처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벤처기업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생길 정도로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벤처(Venture)의 사전적 정의는 '모험, 또는 모험을 무릅쓰고 가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벤처기업의 정의를 바로 '개인 또는 소수 기업가가 기술 혁신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신생기업'으로 설명합니다. 높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지만 성공 시 기대이익도 높습니다.

소셜벤처는 바로 사회적이라는 뜻의 소셜(Social)과 벤처가 만난 합성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기업이라는 말로 옮기기도 합니다. 개인 또는 소수 기업가가 사회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신생기업 모두를 소셜벤처로 표현합니다.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 범주는 조금 다릅니다. 국내서는 정부가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해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윤추구 활동을 하는 '사회적기업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증받은 기업만이 사회적기업이 될 수 있는 셈입니다.

반면 소셜벤처는 사회적기업 목적과 운영 원리는 유사하지만, 정부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며 설립 기준도 구애 받지 않습니다. 다양한 방식과 형태를 통해 더욱 도전적이며 창의적으로 사업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Q:어떤 기업을 소셜벤처라고 하나요?

A:소셜벤처 종류는 단순하게 말해 사회를 조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기업을 말합니다. 때문에 환경, 교육, 일자리 문제부터 차량, 숙박 공유서비스에 이르기 까지 모든 기업이 소셜벤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셜벤처 전문 투자기업 소풍(Sopoong)은 유아용품 거래 서비스 '픽셀'뿐만 아니라 어린이 학원셔틀 서비스 기업 '셔틀타요'를 소셜벤처로 분류하고 투자했습니다.

한 소셜벤처 기업가는 “모든 기업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렌터카와 차량공유 서비스는 차를 빌려준다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다릅니다. 렌터카는 짧은 시간 차를 빌릴 수도 없으며, 도심 차량을 줄일 수 있을 만큼 저렴하지도 않습니다.

카셰어링 기업은 간편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차량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공유합니다. 실제 한 연구에서는 카셰어링 차량 한 대가 15대의 차량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Q:유명한 기업은 어디가 있나요?

A:해외서 가장 주목받은 소셜벤처 가운데 하나는 저소득층 소액 대출 P2P 기업인 '키바'입니다. 얼마 전 제시카 재클리 키바 공동창업자가 한국을 찾기도 했습니다. 키바는 가난을 구제하는 방법으로 기부, 복지대신 공유경제를 떠올렸습니다. 빈민이 수동적으로 받는 돈과 서비스는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키바는 소액을 빌려주고 연락을 지속해 돈을 상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05년 세워진 키바는 투자금을 모아 문맹, 여성, 장애인 등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최소 25달러, 최저 이자율 0%'라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줬습니다. 지금까지 키바를 이용한 사람은 160만명, 자금 회수율은 97.1%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 외에도 연예인 수지가 사용해 주목받았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플라워 패턴으로 제품을 만드는 '마리몬드', 장애가 있거나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만드는 '에누마' 등도 모두 국내를 대표입니다.

Q:소셜벤처에 왜 주목해야 하나요?

A:소셜벤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 재원은 한정됐기 때문입니다. 소셜벤처는 작게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을 도울 수 있을뿐만 아니라 크게는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활동을 기업 이윤추구와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자산이 됩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기업을 칭송하지 않습니다. 각종 시민단체는 '최악의 기업'을 선정해 잘못된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시민도 '블랙기업' '악덕기업'에는 선뜻 손을 내밀지 않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Photo Image

◇'진흑, 물, 벽돌' 제시카 재클리 지음. 김진희 옮김. 21세기북스

'진흙, 물, 벽돌'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P2P 소액대출 웹사이트 키바 공동 창립자 제시카 재클리의 기업가 여정을 담은 책이다. 빈곤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공유 경제를 실천하는 키바를 창립해 성공시키고, 현재 또 다른 기업의 창립자로서 살고 있는 자신의 인생 전체를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다. 더불어 자신이 만난 기업가들, 즉 양계업자, 염소몰이, 상점 주인, 미용사, 재단사 등 최빈민층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들의 실제 사례를 생생하게 전함으로써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지 되짚는다.

Photo Image

◇'사회를 바꾸려는 젊은 사회적 기업가의 꿈' 고마자키 히로키 지음. 이수경 옮김. 에이지21

사회를 바꾸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뉴스위크지 일본판이 선정한 '세상을 바꾼 사회적 기업가 100인' 가운데 한 명인 고마자키 히로키의 사회 변혁 이야기를 소개한다. 보육 부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NPO(Non Profit Organization) 법인 '플로렌스' 설립에서부터 사업화까지 분투기를 들려준다.


플로렌스는 아픈 아이들을 맡아주는 NPO 사업이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위해 아이가 병이 났을 때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문에는 저자가 이 서비스를 창안하게 된 계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벌어진 에피소드, 느낀 점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