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중국 내 사업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베이징현대의 아성이던 택시 시장 점유율이 추락하고 있고, 전략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판매량도 2014년 7만1424대에서 지난해 2만2438대로 3분의 1로 감소되면서 시장 점유율 순위가 2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중국 시장 이미지도 1980~1990년대 미국 시장에서 겪은 '만족도는 그저 그렇고,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어정쩡한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소비 구조는 급격히 서구화되고 있다. 제품 기능이 뛰어나고 차별화된다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 변화에 둔감한 채 멈춘 현대차의 브랜드 마케팅은 지금 중국 소비 문화와는 거꾸로 가는 듯하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이 더 빠르게 커지는데 반해 현대차의 대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중국 현지브랜드는 하루에도 몇 개씩 새로 쏟아져 나오는데 이 틈바구니에서 현대차가 보여 줄 차별화 포인트는 그리 없다.

애플은 전 세계 부품을 모아 중국에서 조립·생산하면서 세계 최고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 선두권을 지키며 혁신 제품을 내놓는다. 현대차는 여전히 부품 공급 라인과 협력사 배정 타령이다. 결국 시장에서 통하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는가는 제품 디자인, 제조, 공급 과정이 경쟁자에 비해 얼마나 혁신성이 있는가에서 결정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근본 원인으로 짚으면 한참 엇나간 것이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현대차 안에 있다. 지금까지의 중국 전략을 완전히 바꿔 한국에는 없는 혁신 모델을 내놓는다든지 하는 파격을 단행하면 어떨까. 중국에선 전기차만 팔겠다고 선언하는 시도는 무모한 것일까.

지금 현대차는 중국에서 차량 한두 대 더 파는 것을 고민할 때가 아니다. 미래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무엇을 팔 것인가로 중국인에게 어필할 때다.

Photo Image
왼쪽부터 천홍량(?宏良) 베이징기차고분 총재, 리펑(李峰) 베이징기차그룹 부총경리, 장원신 베이징현대기차 총경리, 쉬허이(徐和?) 베이징기차그룹 동사장,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장시용(?夕勇) 베이징기차그룹 총경리, 정락 현대자동차 부사장, 천꾸이샹(?桂翔) 베이징현대기차 상임부총경리가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신형 ix35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