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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만든 황화비소 나노물질의 독특한 구조적 특성에 따른 리튬이온과의 반응 메커니즘.

국내 연구팀이 미생물을 이용해 상온에서 리튬이온 전극 물질을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 구조 문제인 배터리의 수명 감소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은 허호길 지구·환경공학부 교수가 김민규 포항가속기연구소 박사와 공동으로 '슈와넬라(HN-41)'라 불리는 미생물을 활용,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전극 물질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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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호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해남의 공룡 발자국 퇴적층에서 발견된 슈와넬라 미생물은 독성이 큰 비소를 황화비소라는 노란색 침전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침전 물질은 수 마이크로미터(㎛) 나노 튜브 성상의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반도체 특성을 보인다.

연구팀은 비소 원자 4개와 황 원자 4개가 결합된 새장 모양의 분자로 구성된 황화비소 나노물질의 독특한 구조 특징에 주목, 리튬이온전지 물질로의 활용성 연구를 진행했다. 느슨한 황화비소 분자 공간에 리튬이온이 자유롭게 끼어들어 황과 결합·저장되면서 에너지 저장 및 변환 물질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기존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환경에 유해한 산화제나 환원제를 합성하기 위해 고온·고압이 필요하고, 부피가 팽창해 합성 물질이 부서지면서 전극에서 떨어져 나가는 등 배터리 수명 감소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생물로 상온에서 저비용 및 환경 친화형 리튬이온 전극 물질을 대용량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허호길 교수는 “리튬이온이 충·방전되는 과정에서도 안정된 분자 구조로 이차전지의 메커니즘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친환경 저비용 생물 합성 연구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