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왼쪽부터 갤럭시노트8, LG V30, 아이폰8, 구글 픽셀2 예상 이미지.

스마트폰 가을 대전이 펼쳐진다. 해마다 가을 스마트폰 경쟁이 펼쳐졌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분명하다.

제조사마다 가을에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부여하는 의미는 제각각이지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는 한결같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

삼성전자는 다음 달 23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8을 발표하고 국내 시장에는 9월 초에 정식 출시한다. 갤럭시노트8을 내놓는 삼성전자의 각오는 비장하다. 전작 갤럭시노트7의 리콜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과 더불어 '갤럭시노트'의 브랜드 가치를 재확인해야 한다. '안전'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의 명예를 걸었다.

LG전자는 세계가전전시회(IFA) 개막 하루 전인 다음 달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LG V30을 공개한다. IFA에서의 전략 스마트폰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V30 발표 일정은 전략 차원에서 비롯됐다. 전작 V10·V20은 한국과 미국에서 발표된 후 주요 국가에서 출시됐다. 유럽 시장에는 판매되지 않았다. V30 독일 공개는 'V시리즈 최초의 유럽 출시'를 암시한다. V시리즈 출시 국가를 확대, 판매량을 늘리려는 포석이다.

애플은 9월 중에 미국에서 아이폰8을 정식 발표한다.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모델이다. 대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돌고 있다. '10주년 특별판' 흥행은 애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이에 앞서 출시되는 갤럭시노트8·V30에 기선을 빼앗기면 아이폰 브랜드에는 치명타다.

구글은 픽셀2를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월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처음 탑재한 픽셀은 북미와 인도 시장에서 500만대 이상 판매됐다. 픽셀2는 5인치와 6인치 두 가지 모델로 각각 대만 HTC, LG전자가 위탁 생산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2가 이렇다 할 성과를 기록하지 못하면 픽셀 시리즈의 롱런은 장담할 수 없다.

◇주 무기는

소비자의 스마트폰 선택 기준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차별화 전략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갤럭시노트8은 카메라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최초로 1300만화소 듀얼카메라를 탑재한다. 2개 렌즈를 수직 방식으로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AI 음성 비서 빅스비도 업그레이드한다. S펜은 스피커 기능 내장으로 편의성을 높인다. 8단계 안전 검사는 배터리 안전 불감증을 해소한다. 배터리 용량은 전작보다 줄인 3300mAh다.

V30은 '변화'보다 '완성'에 초점을 맞춘다.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한국어를 처음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국내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판 사전 체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연말까지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탑재, 베젤리스 디자인 적용 등 전작과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한다. ESS의 업그레이드된 오디오 기능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적극 공략할 무기다.

애플은 아이폰8에 베젤리스 디자인을 적용한다. 시리는 AI 비서로서 가장 완벽한 모습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센서는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최초로 3D 안면 인식 기능을 탑재한다. 2013년 아이폰5S 지문 인식 적용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생체 이식 기술을 선보인다. 후면에 수직 형태의 듀얼카메라를 탑재, 디자인 변화를 꾀한다.

구글 픽셀2는 △안드로이드8.0 △안드로이드페이 △구글 어시스턴트가 주무기가 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8.0은 구글이 선보이는 차세대 운용체계(OS)로 픽셀2에 적용할 가능성이 짙다. 안드로이드페이는 삼성페이, LG페이, 애플페이를 견제할 카드다.

시장조사 업체 오붐은 디지털 가상 비서 탑재 단말 수가 2016년 35억대에서 2021년 75억대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AI 시장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23.3%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삼성전자 빅스비(14.5%), 애플 시리(13.1%), 아마존 알렉사(3.9%), MS 코타나(2.3%)가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은 “AI 비서가 적용된 단말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폰 시장 구조가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글이 이 같은 시장 변화를 기회로 삼아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연어 처리와 데이터 관리 등 기술 산업의 발전 속도에 따라 AI 비서 시장 개화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수익 모델, 생태계 확보, 규제 인프라 재정비는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