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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프렌차이즈 유통의 명암

발행일2017.07.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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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역사를 맞은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가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 100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빠른 성장세만큼 다양한 문제점을 양산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갑질 논란'과 '광고·마케팅비 전가' '오너 독단 경영' 등 고질화된 문제로 문재인 정부 첫 개혁 대상으로 지목받기까지 했다. 업계 내부에서조차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12일 임원연석회의를 열고 고객, 임직원, 가맹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자세한 약속을 담은 '윤리경영 실천 강령'을 제정했다.

윤리경영 실천 강령은 △공정 거래 질서 확립 △가맹점과 동반 성장 실천 △정기 교육 등 윤리 의식 함양 △정도 경영과 사회 책임 실천 등으로 구성됐다. 윤리경영 선언에 이어 회원사 가맹본부 대표 70여명은 '프랜차이즈 산업 변해야 산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박기영 협회장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경제 민주화를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대상으로 지목받고 있고, 일부 최고경영자(CEO)의 일탈 행위로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면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반성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회장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브랜드와 소비자 간 상호 신뢰 회복만이 살길”이라면서 “기본으로 돌아가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자”고 역설했다.

어도선 고려대 교수는 “경제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집단 저항 및 분노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흐름”이라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누적된 내부 모순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고용 시장 정책 전반에 걸친 실패 △타성에 젖은 프랜차이즈 본사 △지나치게 본부에 의존하는 가맹점 등에서 문제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내면의 혁신 없이 유통 마진 등에 기댄 구시대식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기존의 잘못된 관행만 따르면서 위기 관리 전반에 걸친 총체 실패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대론 안된다” 업계 자성 목소리

상생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보자는 '갑질 논란'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와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 간 소통을 위해 협회에 소통 전담 창구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물류 독점 공급 문제 해소를 위해 가맹점주 공동 구매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광 전국가맹점협의회 연석회의 의장은 “4000개가 넘는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운데 점주 협의회가 제대로 있는 곳은 고작 30여개고, 그 가운데에서도 7~8개는 어용단체에 가깝다”면서 “경영진과 대화하고 싶어도 제대로 대화할 창구조차 없는 게 국내 프랜차이즈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2007년 172건에 불과하던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 분쟁 조정 접수 건수는 2008년 291건, 2010년 447건, 2012년 578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2015년에는 593건이 접수됐다.

이 밖에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오너 리스크부터 재료 관리 문제, 가격 인상 문제 등 전반에 걸친 총체 문제점을 드러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갑질' 의혹으로 구속됐다.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매하면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치즈 통행세'를 받는 방식으로 50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은 지난달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두 차례 가격 인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인상을 철회했다. 그러나 가맹점에 광고 분담금을 전가하는 등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피자헛도 가맹점 매뉴얼을 일방으로 변경했고, 본사 지침을 어기면 가맹 계약 해지를 통보한다는 등 불공정 혐의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가 나서자 법무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갑질' 프랜차이즈 업체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검찰 공정 거래 전담 부서 증설을 제시했다. 박 후보자는 “검찰도 공정 거래 전담 부서 증설 등을 통해 수사 역량을 강화, 불공정 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선진화된 사업 구조 만들어야

업계 전문가들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와 규제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구조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발생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가 필요하지만 생업으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가 많은 만큼 지나친 규제와 과도한 제도 개선은 산업 전체를 축소시킬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 사례처럼 로열티 문화를 정착시키고 유통·물류 마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선진화된 프랜차이즈 사업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외식가맹점주 65.7%가 로열티 제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열티 제도를 운영하더라도 총매출액 2% 미만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90% 이상으로, 본사와 가맹점 간 온도 차가 크다.

투명한 경영을 위해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등록을 법제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 업체는 상생협의회 구축을 의무화, 소통을 강화하는 등 노력도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미스터피자나 호식이두마리치킨처럼 위법 행위는 마땅히 처벌해야 하지만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번 위기를 바탕으로 한 단계 성숙된 프랜차이즈 문화를 정착시켜서 본사와 가맹점주가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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