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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핫이슈]보양식은 왜 보양식인가

발행일2017.07.16 12:00

사계절이 뚜렷한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는 '복(伏)날'을 챙기는 풍습이 있다. '절기' 개념을 농사에 활용하던 시대는 지났지만, 자연의 주기에 맞춰 생활양식을 조절하던 문화는 뿌리 깊게 남았다.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三伏)은 여름철 대표 절기다. 삼복 기간은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로 꼽힌다. 폭염을 뜻하는 '삼복 더위'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했다. 삼복은 음력 6월과 7월 사이 위치한다. 하지(夏至), 입추(立秋) 기준으로 정한다. 초복은 하지를 기점으로 첫 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세 번째 경일이다. 말복은 입추를 기점으로 첫 번째 경일로 한다.

올해 삼복은 초복 7월 12일, 중복 7월 22일, 말복 8월 11일이다. 아직 두 차례 복날을 더 겪어야 올 여름 더위도 고비를 넘는다. 복날 먼저 떠오르는 것이 보양식이다. 더운 여름 보양식을 먹는 것은 영양학적으로, 한의학적으로 나름의 근거가 있다.

복날 단골 보양식 재료는 닭고기, 개고기, 장어, 민어 같은 고단백 음식이다. 한여름 더위에 지치고, 땀을 많이 흘려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바깥 노동이 많았던 농경 사회에서는 영양 보충 수요가 컸다. 고단백, 고열량으로 원기를 회복하는 보양식이 유행한 유래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개장국은 한의학에서 열이 많은 음식으로 분류된다. 열 많은 철에 열 많은 음식을 먹는 셈이다. 이른바 '이열치열(以熱治熱)' 처방인데, 여기에도 나름의 근거가 있다. 이 처방에서 여름에 속병이 생기는 이유는 몸 내·외부 온도 차 때문이다. 외부는 너무 덥고 체내는 상대적으로 열이 낮아 병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열 많은 음식을 먹어 음양 조화를 맞춘다.

고기를 먹어 체력을 보충하려는 목적도 있다. 돼지고기와 오리고기는 차가운 성질, 닭고기와 개고기를 뜨거운 성질의 고기로 분류한다. 고기 중에서도 닭고기, 개고기로 끓인 삼계탕, 개장국이 보양식이 된 배경이다.

한의학 원리가 음양의 조화인 만큼 더운 기운의 고기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금물이다. 어디까지나 이열치열 처방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정도까지 먹는 게 좋다. '동의보감'에도 한여름 햇볕 아래에서 개고기와 마늘을 함께 먹으면 눈이 멀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과도한 열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영양 상으로도 여름을 나기에 훌륭한 식재료다. 닭가슴살은 다른 고기에 비하면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높다. 소화흡수도 잘 되는 편이다. 닭고기의 단백질은 메티오닌 등 필수아미노산이 쇠고기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닭가슴살은 피로회복 물질인 이미다졸디펩티드를 함유, 여름철 피로를 회복하는 데 좋다.

단백질이 풍부하다고 해서 무조건 보양식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 단백질과 영양분이 풍부하면서도 소화가 잘 되는 게 핵심이다. 더군다나 한여름에는 더위로 소화 기능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무조건 고기를 많이 먹으면 역효과가 난다. 닭고기는 상대적으로 소화가 쉬운 육류다. 환자식으로 많이 쓰이는 전복도 이 조건을 충족한다.

민어도 소화가 쉬운 고단백 식품이다. 예부터 고급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여름에는 민어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때문에 맛도 좋은 생선으로 꼽힌다. 생선은 육류에 비해 단백질 소화가 쉬운 고기다. 추어탕, 장어구이가 보양식으로 꼽힌 것도 같은 이유다.

쉬운 소화에 초점을 맞춘 대중적인 음식은 죽이다. 예부터 복날 죽을 쑤어먹는 것을 건강식으로 여겼다. 콩과 쌀을 섞어 갈아 끌인 콩죽이 대표 사례다. 콩은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영양 보충 효과도 있다. 삼계탕이 닭죽 형태인 것도 소화를 돕기 위해서다.

여름 건강식은 '보양'만으로 완벽하지 않다. 날이 더우면 수분과 비타민이 떨어지기 쉽다. 조상들이 고단백 식품 외에 채소, 과일을 즐긴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참외는 수분이 많은 과일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더운 날 탈수를 막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매실은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여름철 건강 식재료다. 매실 원액은 음료로 만들어 시원하게 먹기에 좋다. 매실은 한약방에서도 쓰이는데, 여러 한약재 중 살균 작용이 가장 좋다. 소화 기능 향상, 살균, 갈증 해소 같은 여름철에 필요한 처방을 모두 갖췄다. 한약방에서 여름 대표 처방으로 치는 '제호탕(醍湖湯)' 주성분도 매실이다. 매실, 사인, 초과, 백단향으로 여름철 기운 소진을 막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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