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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라인]학부모는 항상 옳다

발행일2017.07.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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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아이들은 '천자문'과 '사략'으로 첫 학습을 시작했다. 다산 정약용은 이런 책으로 가르치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 안목이 열리고 슬기를 깨치도록 돕는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이유다. 다산은 어린이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지향한 어린이 교육은 문심혜두(文心慧竇)를 열어 주는 것이다. 문심은 글 속에 새겨진 지혜, 혜두는 슬기 구멍이다. 글을 하나하나 배워 익힐 때마다 지혜의 곳간이 차고 슬기 구멍이 열려야 한다. 하나를 배워 열을 아는 방식이다. 200년 전 다산은 자녀 교육법을 정리한 '교치설(敎穉說)'을 내놓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국가별 학습 프로그램의 주기 평가를 한다. 최근 평가에서 핀란드와 우리나라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학습효율화지수'라는 것도 함께 발표한다. 한 시간 동안 공부해서 얼마나 점수를 향상시키는가가 판단 기준이다. 여기에서도 핀란드는 여전히 1위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4위로 밀려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지만 어느 시점 이후가 지나면 학습 효과가 뚝 떨어진다. 암기 위주 공부가 안고 있는 한계다.

미래학자 벅민스터 풀러는 '지식 두 배 증가 곡선'을 얘기했다. 현재는 13개월마다 인류 지식 총량이 두 배로 증가한다. 이 주기는 앞으로 최대 12시간까지 단축된다. 인류 지식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이를 암기하고 적는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이를 반증하듯 244년 전통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2010년에 인쇄본 발매를 중단했다.

지식 변화는 삶의 행태까지 바꿔 놓을 전망이다. 어린이들이 성장해서 택할 직업 10개 가운데 7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바꿔 말해서 현재 직업 가운데 70%는 사라진다.

기술의 급진 발달로 정보의 양이 급격히 많아졌다. 그만큼 미래 사회는 예측 불가능하다.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개인기에는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더 유연해야 한다. 이미 미국 225개 기업은 필요한 인재 조건으로 '소통 능력'과 '협업 능력'을 꼽고 있다.

지난 8일 서울교대 연구강의동은 학생과 학부형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자신문사와 서울교대가 주최한 소프트웨어(SW) 사고력 올림피아드가 개최된 날이다. 궂은 날씨에도 신청한 500여명의 학생들 모두가 응시했다.

놀라운 것은 학생의 손을 이끌고 시험장을 찾은 학부모들이다. 학생 대부분은 학부모 권유로 시험에 참여했다. 주말 오후 자녀와 함께 보낼 대안은 많다. 성적을 위해서라면 학원을 보낼 수도 있다. 왜 학부모 스스로는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사고력 문제지 앞으로 아이 손을 이끌었을까.

학부모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자녀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능력은 바로 '컴퓨팅 사고력'이다. 수학과 과학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정해진 정답을 빨리 찾아내는 기술로 대신할 수 없다. 세상의 변화를 읽어 내야 한다. 여기에 독특한 스스로의 생각을 접목할 줄 알아야 한다. 스토리를 엮고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이다. 강조하지 않아도 학부모는 이를 본능으로 인식·인지한다. 그리고 학부모의 판단은

옳다.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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