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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책 R&D, 추격자형에서 선도자형으로 바꿔야

발행일2017.07.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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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분야의 국책 과제 책임자들이 모여서 중간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는 총괄 워크숍을 가졌다. 여기에서 의미 있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한국이 일본의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을 추격하며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국가로 성장했고, 이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의 포문을 연 퍼스트 무버가 됐지만 여전히 첨단 기술 연구개발(R&D) 체계는 추격자형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었다.

추격자형 R&D는 앞선 성공 사례가 있어 실패 확률이 낮다. 반면에 지금까지 없는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퍼스트 무버는 어떤 시장을 만들 수 있고, 이를 위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체계를 갖춰 준비·연구하는 선도자형 R&D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책 R&D 사업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단기 성과에 치중한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원천 기술 확보 노력이 부족하다, 지나치게 대기업 수요 중심이다 등이 고질화된 문제로 지적됐다. 장기 관점에서 추진한 대형 국책 사업이 성공한 사례도 물론 있지만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관점에서 앞으로 유망한 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필요한 기술을 체계를 갖춰 분석하고 공유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학계와 연구소도 동참했다.

한국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은 지금까지 해외 선진국, 대기업, 정부가 '미래 유망 분야는 ○○○'이라고 정한 분야를 뒤따라 가기 바빴다. 그러나 지금껏 걸어온 성공의 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잘 만들기 위해,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국가 R&D 체계 전면에 걸친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추격자가 1등이 되기는 어렵다. 1등이 계속 1등을 유지하기란 더욱 어렵다. 지금 1등이 앞으로도 1등이라는 보장도 없다. 선도자형 R&D가 쉽지 않지만 산·학·연·관이 아이디어를 모으면 얼마든지 도전해 볼 만하다. 국책 R&D의 패러다임 변화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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