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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출연연구기관의 개혁과 평가 방향

발행일2017.07.13 15:00
Photo Image<송치성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전 미래전략본부장)>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오는 단골 이슈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혁신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출연연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공공기관이다. 정부 간섭이 심해 연구의 자율성이 없다는 연구원의 주장과 연구 예산은 증가하는데 결과가 미흡하고 방만하다는 여론은 이전과 변함이 없다.

지금 우리는 몇 가지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환기에 정부 등 공공 행위자는 지배 구조, 거버넌스, 역할과 책임, 기능, 절차 면에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전략과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는 민간 행위자가 하드웨어(HW) 중심 전략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SW) 및 글로벌 가치사슬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이런 고민을 공공 부문과 어떻게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할지에 대한 대안 제시와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셋째 출연연은 성공을 정점으로 현재 쇠퇴와 사실상 해체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 오늘의 위기와 진통을 변화 및 발전의 기회로 삼아 또 다른 성공의 여정으로 나아갈지 등을 판가름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이를 고민해야 한다.

분명 지금의 국가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는 미래 전략을 짜기에 오히려 매우 좋은 시기다.

출연연의 혁신을 위한 여러 의견이 표출되지만 고질화된 문제 지적뿐이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와 정책의 실행력을 강화시킨 근본 대안 및 전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연구 풍토를 바꿀 수 있는데도 못한 바탕에는 집단 내부의 불신이 있었다. 또 기관장 임명 과정에 정치가 개입, 주인 없는 공유지의 비극이 연구소 경영에도 존재해 왔다. 현장에서는 철밥통 그릇에 안주하는 풍토도 있었고, 이공계 연구원의 무관심도 한 원인이다. 공공재 성격의 과학 기술이 공유지 비극을 만든 부작용은 정치라는 괴물과 집단 이기주의가 촉매 작용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출연연에 지금 당장 필요한 정책은 젊고 능력 있는 인재 수혈이다. 이를 위해 훌륭한 인재 확보가 최우선 실행되도록 제도와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공정한 평가와 능력주의의 정착이야말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다.

기관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 변수가 배제되고, 불필요한 감사 문제를 제도로 보완해서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할 때 자율성도 담보될 것이다.

보신(保身)보다는 국가와 젊은 연구자의 미래를 위해 지식인 집단은 그들의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백해서 고질화된 문제가 바뀌도록 기관 평가 제도부터 보완해야 한다. 연구기관의 불필요한 조직 통·폐합도 가능하고 개방과 융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칸막이 제거와 평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퇴로를 관대하게 열어 출연연 통·폐합은 물론 구조 개선을 위한 법과 제도를 선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평가 방식과 같이 기관의 순위를 매겨 등급을 정할 경우 공공기관은 문제를 은폐하고 실적 부풀리기를 하기 마련이다. 현실과 괴리된 전문성 없는 평가는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한다. 연구 현장 문제를 스스로 도출해서 제도에 반영하고 개선한 결과를 기관 평가 실적에 반영시킬 필요가 있다. 고질화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혁의 결과가 기관 평가 실적에 반영돼야 한다. 이는 자율 규제가 될 것이며, 책임 한계도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여기에는 시장 논리가 일부라도 도입돼야 하고, 과학기술자는 연구 결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관장은 연구 환경 조성과 효율 운영에 중점을 둬야 한다.

송치성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전 미래전략본부장) scs1675@kim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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