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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임팩트 비즈니스의 시대가 온다

발행일2017.07.12 16:36

지난 6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에 투자하고 인큐베이팅하는 기관들을 만나기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다. 이 곳에서 만난 임팩트투자자와 기관은 일관되게 목적주도(purpose driven business)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고려한 투자를 의미하는 임팩트 투자는 비즈니스 효율성 뿐만 아니라 그 효율성의 방향과 내용, 즉 효과를 고민하는 투자다. 이들에게 기업이란 목적이 아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돕는 하나의 수단이다.

Photo Image<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소풍) 대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트렌드는 민간에서 주도했다. 투자 유형은 기부(grant)부터 지분투자와 대출까지 다양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이베이 등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창업가들이 설립한 재단은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드롭박스,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한 대표적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도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과 비영리를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터믈(Tumml)'과 같은 전문액셀러레이터도 등장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임팩트 투자자들은 영리와 비영리 구분도 중요하게 보지 않았다. 임팩트 투자자들의 유연한 관점은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체 수익모델을 갖춘 비영리단체들의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자극하는 풍부한 토양을 제공한다. 이러한 토양 아래 2014년 설립된 패스트포워드(Fastforward)는 테크-비영리단체(NPO)를 액셀러레이팅하기 위해 설립된 세계 최초 단체다. 산호세에 위치한 GSBI(Global Social Benefit Institute) 역시 수익모델을 갖춘 비영리단체를 '기업가적 NPO(entrepreneurial NPO)'라 정의하며 투자와 지원을 한다. 두 단체의 프로그램을 졸업한 사회적 기업·비영리단체의 평균 60~80%는 후속투자와 펀딩을 유치, 일반 스타트업 대비 높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 흐름에 맞추어 공익추구기업(PBC: Public Benefit Corporation)을 법인격의 하나로 인정하는 미국 주정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미국 30여개 주에서 시행하며, 현재 4400여개 회사가 공익추구기업으로 설립되었거나 법인격을 전환했다.

이러한 제도적 지원이 중요한 것은 '주주자본주의'와 '이익 극대화'로 대표되는 미국 자본주의 문화 때문이다. PBC는 기업 목적을 공익적 활동에 두고 있으므로, 이사회나 주주들이 기업의 공익추구를 문제 삼아 경영권이나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된다.

20세기 말까지 기업은 생산과 유통, 소비를 책임질 뿐, 사회문제 해결은 정부와 시민사회 몫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기후변화, 환경파괴, 세계적 경제위기와 같은 인류 공통의 위기 앞에 기업과 국가, 시민사회 사이의 전통적 역할구분은 무용하다. 기업이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는 소극적 접근에서 나아가 사회문제를 해결해하는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적극적 주문은 더 이상 낯선 주장이 아니다.

Photo Image<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소풍) 대표>

자본주의와 기업주도 경제가 가장 발달해있다는 미국에서도 비즈니스적 접근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확산되고 있다.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기업이 담당하는 생산-유통-소비-분배 과정과 연결된다. 필연적으로 기업은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 변화를 '불가역적'이라고 부른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소풍) 대표 max@sopo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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