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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쟁' 빠진 통신비 대책

발행일2017.07.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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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바이러스를 잡는 약은 현재로선 없다. '감기약'으로 처방하지만 실상은 해열제나 항생제의 조합이다. 해열제는 열로 인한 더 큰 병을 예방하고, 환자가 스스로 치료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에 그친다. 감기를 치료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의학에서는 '대증요법'이라 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6·22 통신비 절감 대책은 효과마저 의심이 가는 대증요법이다.

선택약정할인율을 25%로 높이고 이동통신사의 요금보다 30% 저렴한 2만원대 1GB 보편요금제를 법률로 제정한다. 소비자 체감 통신비가 비싸니 일단 내리고 보자는 발상의 임시 처방이다. 국정기획위는 “이통 3사의 독과점 구조로 자연스러운 요금 경쟁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쉬운 길만 쫓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이통사가 스스로 요금을 내리게 할 지에 대한 고민이 빠졌다.

국민에게 통신비가 단기 인하됐다는 느낌은 줄 수 있겠지만 이통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 무력화된다.

보편요금제가 대표 사례다. 정부가 법을 만들고 여야가 통과시키는데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년 후 1GB는 지금으로 보면 300MB 수준이다. 소비자와 이통사, 정부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

대증요법 대신 요금을 인하하는 방법의 근본은 경쟁 활성화다. 이통사는 정부의 채찍보다 경쟁에 내몰릴 때 자진해서 요금을 내린다.

미국 시장에는 6월에만 요금 인하가 세 번 있었다. 티모바일, 버라이즌, 스프린트로 이어지며 요금 파격 인하 경쟁을 지속했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경쟁을 활성화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용자에 대한 차별 합리화마저 금지하는 경직된 법률, 이통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지나치게 세세하게 규정한 경직된 규제 체계 등이 경쟁을 가로막고 있다.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근본 처방이다. 통신비 대책에도 경쟁을 통해 이통사의 체질을 강화하는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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