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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핫이슈]ICBM

발행일2017.07.09 12:00

'ICBM' 네 글자가 국제 정세를 뒤흔든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긴장했다. 지난 4일 북한이 쏘아올린 '화성-14형' 미사일이 ICBM급으로 확인되면서 긴장 강도가 높아졌다.

ICBM은 'Inter 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의 약자다.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풀이된다. 대륙을 넘어다니며 목표물을 공격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사거리 5500㎞ 이상이면 대륙간 탄도가 가능한 미사일로 분류된다. 개발 역사가 길지만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소수 국가만 보유했을 만큼 기술 장벽이 높다. 대규모 살상 무기여서 ICBM 보유를 국제적으로 제한한 것도 이유다.

Photo Image<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장면>

ICBM이 위협적인 것은 사거리뿐만이 아니다. 대륙을 넘어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은 대규모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전에서 핵무기를 투사하려면 미사일을 활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핵 폭발 위력을 감안하면 인접 지역 투사는 공격 당사국에도 부담이다. 공중 폭격에도 유사한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한 번 발사로 대륙을 건널 수 있다면 핵무기 운반체로 손색이 없다. ICBM을 단순 대륙간 미사일이 아니라 '핵 미사일'로 보는 이유다.

ICBM 기본 원리는 다단 로켓과 거의 같다. 실제 인공위성을 실어나른 우주 발사체 대다수가 과거 ICBM을 개량해 개발됐다. 우리나라 인공위성 '아리랑 3A호'를 쏘아올린 발사체도 마찬가지다. 아리랑 3A호 운반체였던 러시아 드네프르 로켓은 옛 소련의 ICBM을 개조한 3단 로켓이다. ICBM을 '로켓의 두 얼굴'로 부르는 이유다.

다단 로켓 발사각을 바꾸고 로켓 끝에 폭탄(탄두)을 실으면 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다. 개발 역사를 보면 미사일을 로켓으로 전용했다고 보는 게 맞다. 1세대 ICBM으로 불렸던 옛 소련의 R-7, 아틀라스 미사일은 이후 로켓으로 개량됐다. 무기에서 다단 로켓으로 변신한 R-7 미사일은 인류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우주로 보냈다.

다단 로켓은 여러 개 추진체를 이용한 로켓을 말한다. 로켓이 아주 높은 곳(우주)이나 아주 먼 곳(다른 대륙)까지 나아가려면 엄청난 추진력이 필요하다.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가려면 지구 중력을 이겨내야 한다. 이 때문에 로켓 무게 대부분을 연료가 차지한다. 연료를 여러 단에 나눠 담고 추진이 끝난 뒤 버릴 수 있다면 위로 올라갈수록 로켓 무게가 줄어든다. 고고도, 장거리, 고속 추진이 가능해진다.

다단 점화, 단 분리 기술이 ICBM 핵심 기술 하나로 꼽힌다. 대륙을 넘어가려면 최소한 2단 이상의 추진체가 필요하다. 목표 지점까지 정확하게 비행하려면 이에 더해 구간 별 정밀 단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 이전 단이 분리된 뒤 다음 단이 정확히 연소되지 않으면 미사일이 폭발하거나 추락해 버린다. 북한도 기술 확보에 수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 2012년 단 분리에 성공했고, 이번 ICBM에도 이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권 재진입'도 ICBM 핵심 기술이다. ICBM은 상승, 비행, 종말 세 단계로 날아간다. 종말 단계에서 미사일은 추진력 없이 중력과 관성으로 목표물을 향해 낙하한다. 정밀한 계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목표를 맞출 수 없다.

게다가 낙하 속도는 음속의 20~30배. 이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탄두가 견뎌내는 게 관건이다. 종말 단계의 엄청난 낙하 속도는 공중 요격 장애물로도 작용한다. 북한이 다단 추진, 분리 기술을 확보했다 치더라도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에는 논란이 많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다는 사실은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 발사한 미사일이 미리 '예고'됐다는 면에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북한은 지난 4월 열병식에서 신형 미사일 7종을 공개했는데, 이 중 6종 미사일을 5월부터 순차적으로 쐈다. 자신들의 군사력이 '말'이 아닌 '실제'임을 과시하는 모양새다.

다음 도발은 고체연료 ICBM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엔진 추력, 추진체 크기 등 몇 가지 난제만 극복하면 북한이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고체연료 ICBM은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훨씬 위협적이다.

고체연료 ICBM은 말 그대로 추진체 연료로 고체를 사용하는 미사일이다. 액체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에 장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이번 ICBM 발사 때도 미국은 미사일 연료 주입 단계부터 발사 징후를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고체연료는 미사일에 처음부터 내장된다. 연료 주입 단계에서 징후를 포착하는 게 불가능하다. 발사를 결정하면 수십 초 내 발사도 가능하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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