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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PBS 제도 개선 서둘러야

발행일2017.07.05 17:09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는 1996년부터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서 관통하는 연구개발(R&D) 체계의 핵심이었다. 성과 중심의 R&D 체계를 정착시켜서 연구소와 연구원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특허, 논문, 기술료 창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그러나 PBS가 요즘 논란이다. 특허 등 단기 성과에 매달리다 보니 중장기 계획 수립하기가 어렵고, 효율도 낮아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는 괴리가 생겼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이 내린 결론이다. KISTEP는 2011년부터 5년 동안 출연금 사업과 정부수탁 사업 성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PBS 기반의 정부 수탁 사업의 기술료 창출 건수와 금액이 출연금 사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PBS가 논문 발표나 특허 출원과 같은 단기 성과에는 유리하지만 기술 이전과 같은 장기 성과 창출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PBS는 출연연을 단기 과제에 치중하게 하거나 고유 임무에서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출연연 과제의 책임자는 인건비를 따기 위해 여러 과제를 제안하고, 자신의 연구 목적에 맞지 않는 과제도 연구해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연구 목적이 다른 기관 내부에 비슷한 연구팀이 만들어진 것도 그 때문이다. 과제비가 많은 연구를 따내다 보니 전공을 인기 분야로 바꾸는 연구원도 늘었다.

20년 넘은 PBS는 이제 손을 볼 때가 됐다. 정부도 그동안 출연금으로 인건비 일부를 보전해주고, 그 비중을 늘려 가는 형태로 제도를 개선해 왔다.

출연연은 민간 기업이 하기 어려운 중장기 연구 과제를 발굴, 개발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그것이 출연연의 설립 목적이자 비전이다. 출연연을 개혁하려면 이참에 PBS, 연구 분야, 구조 등 과감하게 시대정신에 맞게 바꿔야 한다. 출연연의 행정 조직을 단순화하고, 연구원을 연구 현장으로 내보내야 한다. 과제를 따는 것이 아니라 연구하는 것이 목적인 조직으로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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