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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합리 타당한 포퓰리즘을 기대한다

발행일2017.06.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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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populism)'은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치 사상과 활동을 의미한다. 다수를 위한 정책을 펼칠 때에는 긍정의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대중의 인기만을 좇을 때 포퓰리즘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통신비 인하 대책은 후자의 성격이 짙다.

통신비 인하가 정권 교체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소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선택약정 요율 인상, 공공 와이파이 정책 등에서 합리 타당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선택약정은 단말기 사용 기간을 늘리고 자급제 단말을 확산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같은 의미는 정권의 통신비 인하 수단으로 전락하며 퇴색했다. 선택약정 가입자는 주로 고가, 최신 단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취약 계층 지원과도 거리가 멀다.

공공 와이파이를 버스와 학교에 집중시킨다는 발상도 문제다. 공공 와이파이는 전통시장이나 복지시설에서 공공기관, 금융시설, 복지시설, 체육시설로 확대해야 한다. 학교 와이파이는 스마트스쿨 사업의 일환으로 특정 교실에 접속장치(AP)를 설치하고, 버스는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면 된다. 정부가 수천억원을 들여서 설치해야 할 대상이 아니란 얘기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보편 요금제 의무화 조항을 신설하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결국 정부가 인위로 민간사업자 요금을 인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통신이 공공재이긴 하지만 통신사는 엄연한 민간 기업이다. '이럴 바엔 통신을 국유화하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이다. 정부 주장대로 연 4조6000억원의 통신비를 절감하면 9000억원이 적자다. 통신사는 마케팅비와 설비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통신료가 낮아지는 대신 단말 구매가는 오르는 조삼모사가 우려된다.

통신비 인하는 자율 경쟁을 통한 합당한 방식으로 유도해야 한다. 단기간에 짜낼 수 있는 정책도 아니다. 통신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오랜 논의를 거쳐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임기 5년 모두를 위한 합리 타당한 포퓰리즘을 기대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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