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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자리 창출에 어떤 정책을 펼칠 지 기대가 많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생태계 조성이 중점 정책 과제의 하나로 선정됐다.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피해 갈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기에 이를 인정하고 사라지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머지않아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3D프린팅 등 기술이 융합돼 기존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상 간 경계를 허물고 생산성을 10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현재 초등학생이 직업을 선택할 때가 되면 현재 직업의 약 65%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AI와 기계가 대체하는 직업은 단순 사무직과 전문직, 생산직이 될 것이다. 반면에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AI·IoT·빅데이터 등 핵심 기술 전문가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이러한 핵심 기술을 산업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형 산업·업무 전문가, 정책 전문가 등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전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기계가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한다. 산업혁명이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생산성을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일자리다. 외형 성과만 위해 세금을 투입해서 생산성에 기여하지 않는 일자리만 양산한다면 혁신시키면서 일하는 사람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경제는 더 침체될 것이다. 공무원을 증가시켜 일자리를 늘리고자 하는 정책은 이러한 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해 경제 사회에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청년과 장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대기업 입사 지원자는 몰리고 있지만 보수적 투자로 인해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은 92.2%였고, 대기업은 7.8%에 불과했다. 미국에서도 신규 일자리 3분의 2가 벤처기업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이 중소기업에 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중소기업 또는 창업에 대한 위험을 너무 크게 보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은 몸집과 사고가 유연한 창업기업, 중소기업에서 많이 일어난다. 이러한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정책이 중요하다. 새 정부가 확대 편성하기로 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중소기업에 실질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금 유치, 우수 인재 영입, 판로 개척을 위한 정책이 구체화해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창의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과 경험이 풍부한 장년이 만나 실패를 줄이는 성공 창업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 조건은 창의성, 소통 능력, 협업 능력, 비판 사고가 핵심이라고 한다. 주입식 교육, 경쟁에 치우친 현재 우리 교육 환경은 이러한 인재 양성에 너무나 열악하다. 질문과 토론이 활성화된 교육, 이론만이 아니라 실험과 실습이 병행되는 교육, 소통의 팀워크를 경험하는 교육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정책과 제도 개선이 시도됐지만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번 정부는 과연 어떻게 교육을 혁신할 수 있을지 그 실제 변화를 기대해 본다.

임금순 숙명여대 교수 kumsl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