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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손 발 움직이는 '헌팅턴 무도병' 치료 길 열렸다

발행일2017.06.19 12:00

'춤추는 병(무도병)'으로 불리는 헌팅턴병의 새로운 치료 기전이 밝혀졌다. 치매, 파킨슨병 같은 다른 뇌 질환 치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의약연구단 박사팀은 헌팅턴병 동물 모델에서 히스톤메틸화효소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신경세포 기능을 변화시키고, 운동 조절에 이상을 일으키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히스톤메틸화효소의 약물 표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히스톤메틸화효소를 기존에 알려진 항암제 약물로 억제하면 뇌의 선조체 신경세포 기능이 회복되고, 운동 조절 능력이 향상됐다.

Photo Image<헌팅턴병 생쥐는 선조체 신경세포가 위축(atrophy)돼 있는데, 약물(nogalamycin) 투여 결과 신경세포 크기가 회복됐다.>

헌팅턴병은 유전적 결함으로 뇌 특정 부위인 선조체 신경세포에 손상이 생기는 병이다. 의도하지 않아도 손과 발이 저절로 움직인다. 인지능력 상실(치매), 자살 충동 같은 정신과적 증상을 동반한다. 발병하면 5~15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세기 의사 조지 헌팅턴이 자식에게 유전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20세기에는 염색체 4번에 위치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나왔다. 이후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질환을 호전시킬 약물과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류훈 박사팀은 15년 간 헌팅턴병의 병리 기전을 연구하고 질병을 완화할 약물 개발에 집중했다. 헌팅턴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 히스톤메틸화효소 증가에 따른 염색질 응집 현상을 발견했다. 히스톤메틸화효소 증가가 실제 신경세포 기능 변화, 뇌 이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밝혔다.

실험에 사용한 항암제가 뇌 질환 치료제 약효는 보였지만 높은 농도에서 세포 독성을 보였다. 향후 무해한 유사체 약물을 개발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Photo Image<류훈 KIST 박사>

류 박사는 “헌팅턴병에서 보이는 신경세포 손상, 행동 장애를 완화할 수 있는 후성유전학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다른 퇴행성 뇌 질환인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병리 기전 이해와 치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KIST 주도 하에 미국 보스턴의대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을 받아 KIST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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