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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양자암호 전용 중계 장치를 개발하고 분당에서 용인, 수원까지 왕복 112km 구간 실험망에서 양자암호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양자암호통신 실험망이 구축되어 있는 SK텔레콤 분당 사옥에서 연구원이 양자암호통신 관련 장비를 테스트하는 모습.

SK텔레콤이 100㎞가 넘는 장거리 양자암호키 전송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중국과 더불어 장거리 전송이 가능한 3대 양자암호통신 선두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장치(리피터)를 개발하고 분당·용인·수원 왕복 112㎞ 구간 실험망에서 양자암호키를 전송하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리피터를 여러 개 연결하면 수백㎞ 이상 장거리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하다. 양자암호통신의 최대 단점을 국산 기술로 극복한 것으로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양자암호통신은 단일 광자(빛 알갱이)의 미약한 신호를 전송하는 탓에 한 번에 최대 80㎞까지만 전송이 가능했다. 단일 광자에 암호 열쇠를 실어보내는 것을 '양자암호키'라고 부른다.

SK텔레콤은 리피터 개발로 한계를 극복했다. 서울과 부산 460㎞ 구간에서는 리피터 5대만 있으면 양자암호통신을 할 수 있다.

올해 말 리피터를 자사 상용망 일부에 적용하고 커버리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2011년 퀀텀테크랩을 설립하고 양자정보통신 원천 기술 개발에 매진한 SK텔레콤은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 국책사업 지원을 받아 2년 만에 양자암호통신 리피터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로, 플렉트론, 엠텍 등 중소 통신장비 기업이 개발에 공동 참여했다. 중소기업과 협력, 국산 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보안 영역에 사용하는 양자암호통신은 국산 기술 여부가 중요하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키를 동시에 여러 수신처로 보낼 수 있는 다중 리피터를 내년 상반기까지 개발해 상용망에 적용할 계획이다.

시장 개척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세종시 상용 롱텀에벌루션(LTE)망 유선구간에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했고 5월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와 협력해 대덕첨단과학기술연구망 일부 구간에도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제공했다.

복수의 국내 공공기관과도 서비스 제공을 협의 중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리피터를 포함한 양자암호통신 솔루션을 국내는 물론 해외 상용망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에너지 최소 단위인 '양자(quantum)'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 등을 이용한 통신 암호 기술이다. 전송구간에서는 어떤 기술로도 도청 불가능한 보안 체계로 알려져 있다. 통신사 기간통신망과 행정·국방·금융·의료 등 정보 보안이 필요한 다른 산업에서 서비스 활용도가 높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미디어에 따르면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 규모가 2025년 1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26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기술원장은 “장거리 양자암호통신 성공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양자암호통신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도록 핵심 기술 개발과 관련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