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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가 당뇨 환자 최대 골칫거리인 혈당 조절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학교 당뇨센터 안데르스 로젠그렌 교수와 예테보리대학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최신호에 발표했다.

설포라판은 브로콜리, 양배추, 방울 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물질이다.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어 산화 손상에 의한 유전자 변형을 막고 심장 관상동맥질환과 위암 등 몇몇 암 예방에 좋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로젠그렌 교수팀 연구 성과는 이 설포라판이 당뇨환자 혈당 조절 효과도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우선 당뇨 환자 간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변화 지도를 만들어 약 50개 유전자가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어 핵심 유전자에 영향을 줘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물질을 찾는 작업을 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수학적 분석으로 약 2800개 물질을 조사했는데 설포라판이 이와 관련해 가장 좋은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실험을 실시한 데 이어 식사로 당뇨를 유발한 실험용 생쥐와 큰 쥐를 대상으로 생체 실험했다. 그 결과 4주 동안 브로콜리 농축액을 투여한 쥐는 혈당 수치가 23%, 가장 효과 있고 널리 쓰이는 당뇨약인 메트포르민 투여 쥐는 24% 떨어졌다.

실험동물 간에서 유전자를 살펴본 결과 50개 핵심 유전자가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했다.


브로콜리 추출액에서 설포라판을 제거한 뒤 투여했더니 혈당 저하와 유전자 변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이 마지막 단계에서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비만 당뇨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브로콜리 농축액 복용자들의 혈당이 플래시보(가짜약) 복용자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 연구에서 1일 설포라판 복용량은 브로콜리즙으로 4~5㎏에 해당한다. 이는 현실적으로 복용하기 어려운 양이다. 연구팀은 설포라판을 고농축한 제품 생산 연구에 착수했다. 물론 브로콜리즙이나 설포라판 농축물이 기존 당뇨약을 대체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를 보완해주는 중요한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가능성이 있다. 부작용이 별로 없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로젠그렌 교수는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