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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말을 쉽게 접한다. 인터넷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을 일컫는 신조어다. 인플루언서는 인터넷상에서 많은 이용자와 연결돼 특정 행동을 유발하게 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난해 아프리카TV와의 갈등 끝에 유튜브로 자리를 옮겨 간 '대도서관'이 대표 인플루언서다. 당시 다른 BJ까지 잇달아 이탈하면서 아프리카TV가 창작자 지원 정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인플루언서가 인터넷 이용자와 플랫폼에 미치는 영향력을 체감하는 사례다.

요즘 인터넷 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꼽으라면 문재인 대통령이다. 후보 시절부터 약속한 대로 '적폐 청산' '비정상의 정상화'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수시로 글이 올라온다. 게시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만 수만~수십만명에 이른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만남을 요청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스북은 사람 중심, 4차 산업혁명 중심”이라면서 “조만간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강력한 영향력은 국내 인터넷 기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당선 30일이 지난 9일에서야 '카카오플러스친구'를 다시 열었을 뿐이다. 국내 기업 서비스 가운데 상당수가 대중과의 소통이 충분한 용량을 갖췄다. 대통령은 사람이 많이 모인 플랫폼을 찾아갈 정도로 영향력이 약하지 않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셀 수 없는 '팔로어'가 따라다닌다.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 등 국내 인터넷 기업 수장들과 만나 소통, 4차 산업혁명, 청년 희망을 논하려 한다는 소식도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

대통령의 영향력은 일반 인플루언서를 압도한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까지 막대한 권력을 행사한다. 문 대통령이 4차 산업혁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약속했을 때 국내 인터넷업계는 환영했다. 문 대통령이 펼치는 경제 활성화 정책이 누구를 위한 정책이 돼야 하는지도 자명하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