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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핫이슈]"비야 내려라"

발행일2017.06.18 17:00

봄 가뭄이 지나간 자리에 '마른 장마'가 예고됐다. 마른 장마는 시기적으로 장마철임에도 비가 적거나 거의 오지 않는 날씨를 말한다. 올해는 6월 초까지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적었다. 가뭄이 해갈되려면 평년 3~4배에 이르는 비가 내려야 하는데, 상황은 반대다.

기상청은 6~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고, 8월 강수량은 평년 수준이라고 예보했다. 예보대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봄에 시작된 가뭄이 여름까지 이어질 지경이다. 마른 장마는 2014년부터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장마철 강수량이 145.6~332.1㎜에 그쳤다. 평년 356.1㎜에 못 미친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장마'라고 부르는 현상은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의 만남으로 일어난다. 여름철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 북쪽의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만나 전선을 형성한다. 성질 차이가 큰 두 공기덩어리 사이 전선에서는 많은 비가 내리는데, 이것이 우리가 아는 장마전선과 장맛비다.

보통 6~7월에는 두 고기압의 세력이 비슷하다. 어느 한 쪽이 제압되지 않고 장마전선이 한반도 근처에서 오르락내리락한다. 7월 이후에는 오호츠크해고기압이 약화되기 때문에 장마전선이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다 소멸된다. 이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장마의 끝이다.

올해 마른 장마는 한반도 상층의 찬 기운 때문이다. 북쪽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한다. 장마전선을 밀어 올려야 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북이 아닌 동서 방향으로 발달한다. 장마전선이 한반도 남쪽에 발달하고 비구름도 비켜간다.

가뭄과 마른 장마는 동서고금의 숙제다.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가뭄에 대처하는 인류의 자세도 변했다. 비는 농경 사회 때부터 인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해결 욕망도 강했다. 이제 기우제를 지내고 비를 기다리는 수준을 넘어 비를 강제로 내리게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른바 '인공강우'의 등장이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인공강우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1946년 제너럴일렉트릭(GE) 소속 연구원 빈센트 쉐퍼가 최초의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했다. 김이 찬 냉각 상자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자 얼음결정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목격하고, 이를 비구름에 적용했다. 항공기를 이용해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살포, 비를 내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구름에서 비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재현한 것이다. 구름은 기본적으로 수증기 덩어리다. 구름 속 습도가 높아지면 수분 입자가 뭉쳐 비가 내린다. 구름 속에 이물질을 집어넣어 수분 입자를 강제로 뭉치거나 응결하면 비를 내릴 수 있다. 이 물질을 '구름씨(Cloud Seed)'라고 한다. 주로 드라이아이스, 요오드화은(AgI)이 구름씨로 쓰인다. 항공기로 살포하거나 로켓으로 쏘아 올린다.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인공강우를 실시했다. 2007년 6월 랴오닝성 가뭄 극복을 위해 인공강우 로켓을 발사, 비를 내리게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인공강우도 유명하다. 개막식 직전 구름을 걷어내는 데 인공강우를 활용했다. 구름이 예정보다 빨리 비를 내리게 유도, 맑은 하늘 아래 개막식을 치렀다. 중국은 지난달에도 가뭄 극복을 위해 두 차례 인공강우를 실시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가을 가뭄 극복,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인공강우 실험을 할 예정이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우선 구름 한 점 없는 곳에서는 비를 내리게 할 수 없다. 구름 속 수증기를 보다 빠르게 비로 바꿔줄 뿐이다. 따라서 인공강우보다 '인공증우'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경우 늘어나는 강우량도 수십 퍼센트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구름 속 수증기를 소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우려된다. 채 영글지 않은 구름을 비로 소모해 버리면 다른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거나 구름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A지역에서 실시한 인공강우가 B지역 가뭄을 유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공강우를 위해 뿌리는 구름씨도 논란거리다. 인공강우를 내리려면 공기 중에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를 뿌려야 한다. 응결제 역할을 하는 이 물질의 환경 영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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