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들어와 전 세계에 나노기술(NT) 광풍이 불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양한 산업별로 NT 연구를 진행하면서 나노 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NT는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과 더불어 타 산업과의 융합 및 응용(접목)으로 우리 산업 전반에 녹아들었다. NT 자체의 발전 이상으로 융합 산업으로서의 존재감이 크다. 더욱이 IT와 BT는 일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산업을 형성하지만 NT는 눈에 보이는 상품(서비스)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NT를 '히든테크놀러지'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노기술'이라는 용어는 익숙하지만 '나노산업'이란 용어는 낯설다. 산업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NT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토대 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첨단 소재 및 부품 개발에도 없어서는 안 될 히든 기술이기도 하다. 산업통계에서 '나노융합산업'은 별도 산업으로 분류한다.

NT를 활용한 나노융합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나노 기반의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고 있고, 대기업의 생산 공정에 내재화되면서 생산성을 높였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 NT 산업 수준은 태동국인 미국의 80%까지 따라잡았다. 2001년에 수립한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나노 분야의 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SCI)급 논문 게재수는 5584편으로 세계 4위다. 미국 공개 특허 등록 건수는 2001년 81건에서 2014년 522건으로 세계 3위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수준으로 축적한 NT와 산·학·연 전문가를 확보했다. 이 인프라와 노하우를 나노융합 산업 발전에 활용해야 한다. NT는 산업 트렌드인 소형화, 정밀화 등을 가능케 하는 기반 기술이다. 융합을 통해 새로운 소재 및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 나노 산업과 나노융합 산업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긴 호흡의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