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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약 실행의 두 얼굴

발행일2017.06.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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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공약 실천을 위해 지난 5월 출범과 동시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어떤 공약은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또 어떤 공약은 움직임의 실체조차 포착되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우선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는 너무 성급하게 추진, 논란을 빚고 있다. 통신비 인하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통신비 인하는 이통이 활성화된 2000년 이후 대통령 선거 때마다 등장한 이른바 '단골 공약'이었다. 가계에 부담스러운 통신비를 깎아 주겠다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번 정부 역시 가계 통신비 인하를 바라는 국민의 성원을 등에 업고 기본료 폐지라는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과거 대부분의 정부가 이통 요금 인하 또는 기본료 폐지 등을 애초 공약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공약을 현실화하려면 시장 경제 원리에 반하는 정부 주도의 통신 기본료 폐지 추진에 따른 문제점을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있는 일자리 창출 및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 배치된다. 국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이끌어 가는 이통 3사가 기본료 폐지로 인해 급격한 수익 감소에 직면한다면 당장 이들 기업이 선도하고 있는 5세대(5G) 통신 사업을 비롯한 앞으로의 4차 산업 관련 ICT 인프라에 대한 투자 축소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건 단순히 이통 3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신 인프라 투자 축소는 중소 협력사의 운명과도 관련된 문제다. 일감이 없어지면 중소기업은 곧 도산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통신비 인하로 말미암아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 따른 경제 부담은 통신 3사와 직·간접 관계에 있는 중소협력사 종사자 및 그 가족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둘째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는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고스란히 물거품으로 될 위험이 있다. 2011년 7월 도입 이후 6년 동안 정부가 가계 통신비 지원을 위해 알뜰폰 지원 정책을 펼친 결과 올해 들어 알뜰폰 가입자는 700만명, 점유율은 전체 통신 시장의 10%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통 3사의 기본료 폐지로 약 30% 요금이 인하된다면 알뜰폰 가격 경쟁력은 사라지고 가입자는 빼앗기게 되며, 결국 정부가 애지중지 키워 온 알뜰폰 시장이 사장될 것은 자명한 일이 된다. 이는 서민들이 저렴하게 사용해 온 알뜰폰 시장이라는 이통 시장의 한 부분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대기업 경영의 적폐 청산은 움직임조차 감지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벤처부로 격상시키는 등 중소기업 육성·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과거 대기업 지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독일과 같은 중소기업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의 적절한 정책 방향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기업의 행태와 대기업에만 수주 기회를 주는 대형 공사의 통합 발주는 대기업 관련 적폐 대표 사례로, 시급한 청산이 이뤄져야 함에도 정부의 움직임은 더디다.

무엇보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관련된 중소기업이 도산에 이르는 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민간 부문에만 그치지 않고 일부 공기업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서 관련 법령 규정대로 중소 전문 업체에 분리 발주는 하지 말고, 대기업에 통합 발주하는 대기업 선호의 공공 발주 방식 자체도 근본부터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라 할 수 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정책을 뛰어넘는 중소 전문 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 지원 및 육성이 필요하다. 기본료 폐지와 같이 논란이 많은 공약의 실행보다는 미래 지향의 통신 정책과 중소기업 육성 정책 추진 계획을 자세히 국민에게 제시, 기업과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현 정부에 바란다.

문창수(정보통신공학 박사)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ICT폴리텍대학 이사장·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이사장 csm@ki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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