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규제를 갈아엎는 '객토' 작업이 시작된다. 10년 동토기를 넘어 다시 성장 싹을 틔울 토양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우선 여당이 적극 나서 부처별로 난립한 규제 조항을 선별한다. 아예 없앨 것은 없애고, 남기더라도 최소화하는 선으로 전면 재설계한다. 정치권에선 이번 게임 규제 손질을 주택시장의 리모델링이 아닌 재개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완전히 다른 산업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여당의 일치된 시각이다.

이명박(MB)정부 시절엔 게임을 중독물로 분류하려는 움직임까지 일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선 게임을 4대 악(惡) 취급하면서 억눌렀다. 게임 개발 창의성은 무너지고, 이용자 범위는 형틀에 갇혔다. 이 와중에 게임 이용 플랫폼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하게 이동했고, PC온라인 시장에서 확보했던 한국 주도권은 급격히 허물어졌다.

이러는 사이 중국 게임산업은 무섭게 성장했다. 미국 벤처투자사 클라이너퍼킨스 파트너인 메리미커가 내놓은 '2017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세계 인터넷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3350억달러로 5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전체로도 압도적 1위다. 텐센트 올해 주가는 43.6%나 상승해 페이스북 상승률 31.7%를 크게 앞질렀다. 텐센트는 설립 초기 한국 게임을 가져다 서비스해 성장기반을 닦았다. 이젠 오히려 텐센트가 한국 게임과 인터넷기업 지분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있다. 지금도 서비스되고 있는 PC온라인게임을 빼고, 모바일게임만 놓고 본다면 중국은 한국을 앞질렀다.

어떤 산업이 정부에 의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한국 게임산업은 보여줬다. 새 정부는 인터넷과 게임 산업에 있어 금지한 것 이외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적용하기로 약속했다. 여당이 깃대를 든 게임 규제 재설계가 식어가던 우리 게임산업의 재도약 에너지로 모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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