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카메라 모듈 사업 부문에서 올해 역대 최고 실적에 도전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견조한 가운데 듀얼 카메라 채택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사업 비중이 커 각 사의 전체 실적도 견인할지 주목된다.

Photo Image
삼성전기의 듀얼 카메라 모듈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각각 올해 매출 3조원과 2조5000억원 이상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보수적 전망으로, LG이노텍은 3조원을 넘어 3조5000억원 안팎까지, 삼성전기는 2조원 후반도 내다보는 분위기다.

양사가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게 된다.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에서 최고 실적을 기록한 때는 2015년으로 당시 매출 2조980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2014년 1조6000억원, 2015년 1조8000억원으로 상승세를 기록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듀얼 카메라가 효자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올해 호실적 달성을 전망하는 데는 듀얼 카메라가 있다.

듀얼 카메라는 두 대의 카메라가 하나로 합쳐진 부품이다. 카메라 두 대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듀얼 카메라는 2011년 등장한 바 있지만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카메라 핵심 기능으로 급부상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향상과 플래그십 모델 차별화 요소로 주목 받았다. 실제 LG전자, 화웨이에 이어 애플도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면서 대세로 떠올랐다.

듀얼 카메라는 싱글 카메라보다 평균판매단가(ASP)가 1.5배 이상 비싸다. 카메라가 두 개다 보니 렌즈나 이미지센서와 같은 부품이 더 많이 쓰인다. 때문에 듀얼 카메라 판매가 증가하면 매출이 늘어난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듀얼 카메라를 공급한 효과로 작년 4분기 카메라 모듈 부문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LG이노텍은 올해 애플 듀얼 카메라 공급량이 늘어나 올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260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 카메라 모듈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구미 공장은 애플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곳이다. 아이폰 듀얼 카메라도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LG이노텍의 구미 증설 투자는 애플 수요 증가를 뜻해 긍정적이다.

삼성전기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듀얼 카메라 공급이 늘고 있다. 삼성전기는 4개 모델을 양산 중이며 10여 가지 듀얼 카메라 신기종도 개발하는 중이다. 삼성전기는 무엇보다 하반기 삼성전자 듀얼 카메라 공급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듀얼 카메라를 쓰지 않던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는 채택 쪽으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복수의 듀얼 카메라 모델을 개발 중이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8 탑재가 유력시 된다.

◇전체 실적 개선도 기대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이다.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육박한다. 때문에 카메라 실적 개선은 전체 실적 개선과 맞닿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하나 관심은 국내 카메라 모듈 산업 확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카메라 모듈 수출액은 2015년 12억4700만달러, 2016년 26억300만달러로 최근 몇년간 매년 100%씩 증가했다. 2015년 양사의 선전은 수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