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사내 식당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도입했다. 일본 피치항공은 최근 항공권 구매에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 비트코인 국내 거래가격이 300만원대를 돌파하며 사실상 투기 시장으로 변질한 가운데 실물경제에서 통용 가능한 대체 통화로서 가능성에도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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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아비게일 존슨 피델리티 최고경영자(CEO)가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 주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 적극 활용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피델리티는 코인베이스와 제휴를 맺고 임직원이 사내식당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전통적 금융 산업에 강점을 지닌 피델리티 내부 구성원들이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이해도를 높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비트코인을 채굴(Mining)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다루는 컴퓨터뱅크 설립도 준비 중이다.

피델리티는 운용자산 규모가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2대 뮤추얼펀드다, 2600만명, 2만3000개 회사의 연금과 저축 계좌 등을 관리한다. 미국 월가에서도 유서 깊은 자산운용사 CEO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호의적인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점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일본 저가항공사인 피치항공도 상공권 구매에 비트코인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일본 정부는 제도권 화폐 제도에 비트코인을 품는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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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50만원대 초반에 형성됐던 비트코인 국내 거래가는 1년이 지난 현재 330만원대까지 급증했다.(자료:코빗)

비트코인 최근 일본과 중국, 미국 등 가상화폐 관련 정책 방침 등에 영향을 받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가격이 폭증했다.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1비트코인(BTC) 당 330만원을 돌파하며 해외에 비해 20% 가량 높은 시세를 형성했다.

비트코인과 함께 유망 가상화폐로 꼽히는 이더리움 역시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형 블록체인 연합체 'EEA'에 삼성SDS 등 국내외 대기업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면서 가격대가 전달대비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은행권 해외 송금에 초점을 맞춘 리플(리플코인)도 국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거래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가상화폐로 유입되는 국내 자본이 늘면서 피해 우려도 커졌다. 아직 소관부처는 물론이고 관련 법·규정이 정비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해도 구제 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유행을 틈타 불법 다단계나 가짜 가상화폐를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