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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4차 산업혁명 이야기다.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자들의 공약집 맨 앞에서 다뤄질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첨단 정보기술(IT)과 융합된 미래 신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제조업 중심의 기존 전통 산업에서는 기획, 설계, 연구개발(R&D), 제조, 유통 등 전 과정에서 사이클 단축과 부가 가치 개선을 위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활용한다. 상품이 소비자에게 인도되는 시점부터는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3D 등 트렌드 기반의 감성 기술로 상호작용(인터랙션)한다. 이때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확대함으로써 선순환할 수 있다.

이러한 PDCA(Plan, Do, Check, Act) 사이클 과정과 결과를 근본부터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주체는 바로 사람이다. 당연히 미래 인재 양성과 활용에 대한 시대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 융합에 도전하는 미래 자동차 산업 분야가 대표 사례다.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밤거리에 나타난 파란색 자동차 한 대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CES 2017'에서 첫 선을 보인 현대 아이오닉 자율주행자동차가 야간 주행에 성공하면서 이른바 '미래 자동차'의 미래가 더 이상 상상 속 미래가 아니라 손에 잡힐 정도로 성큼 우리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래 자동차에 쏠린 시장의 관심은 CES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출품된 자동차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고, 관심도 매우 뜨거웠다.

자동차는 단순 이동 수단으로서 기계 장치를 넘어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변해 가고 있다. 구글과 애플 등 전통 IT 기업이 뛰어들고 인텔의 모빌아이 인수, 삼성의 하만 인수 등에서 알 수 있듯 시장의 가능성을 본 여러 기업의 공격성도 맹렬하다.

정부는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누적 23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시장 창출을 위한 규제 개선 및 지원 사업 등을 손보고 있다.

세계 5위 자동차 강국으로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엔진을 더욱 강력하게 하는 동력은 바로 기술을 선도해 나갈 전문 인력 확충에 있다.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미래 자동차 분야의 산업 기술 인력 수요를 전망한 결과에 따르면 2025년까지 그린카 1만7000여명, 스마트카 7000여명, 인프라 1800여명 등 총 2만6000여명의 인력이 시장에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자율 주행 등 핵심 기술을 외국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 산업 성장에 적합한 주요 기술 및 부품 국산화 등 산적한 과제를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해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세계 5위 자동차 강국, 세계 4위 전자정보통신제조업,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의 성장 엔진이 꺼질까 염려된다.

경쟁력의 핵심은 인재 양성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산·학·연이 협업하는 자동차융합얼라이언스에서는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머리를 맞대고 준비해 왔다.

인턴십이나 산·학 협동 과정 등을 통해 실제 산업체에서 꼭 필요로 하는 수요 기술 기반 교육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양성한 석·박사 및 산업체 전문 R&D 인력이 현장 실무에서 기능하는 원활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때 미래 자동차 분야의 성장 엔진이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의 전문화된 기술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각 분야를 융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자동차융합얼라이언스 기반의 테스트베드 구축 역시 미래 자동차 시대를 앞서 나갈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밀려오는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 첨단 자동차 산업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자칫 잘못 대비하면 위기일 수 있지만 철저히 준비하면 오히려 더 높이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융합 시대, 이 파도를 기회로 만들어 줄 전문 기술 인력과 그들이 만들어 낼 기술이 절실한 시기다.

임호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융합산업본부장 sky@gok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