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전기차를 구입하고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휘발유·경유 엔진 차량 수준으로 떨어져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총 소유 비용이 2018년부터 내연기관과 등가(parity)를 이룰 것”이라면서 유럽에서 먼저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유럽에 이어 2023년과 2025년에는 각각 중국과 미국에서 소유 비용이 대등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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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UBS는 보고서에서 “이는 수요의 변곡점을 만들어낼 것”이라면서 2025년에 전기차가 1420만대 팔려 글로벌 차량 판매 14%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기존의 전망치를 50% 상향한 것이다.

UBS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대중적인 전기차 첫 모델로 꼽히는 GM의 쉐보레 볼트를 분해해서 분석한 뒤 이런 결론을 냈다. 보고서는 볼트의 생산단가가 2만8700달러(약 3200만원)라고 추산했다. 이는 예상한 것보다 4600달러 낮은 금액이다.

볼트의 전기 모터는 움직이는 부분이 단지 3개뿐으로 폴크스바겐 골프 엔진의 113개와 비교된다. 이 때문에 차량 점검과 수리 등에 드는 비용은 볼트가 255달러로 골프(61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총 소유비용은 연료와 다른 비용까지 포함한 것이다.

UBS 자동차 애널리스트 패트릭 허멜은 “사람들은 판매가격에만 집중하고 차량 유지 비용의 차이는 과소평가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팔리는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점유율은 1%도 되지 않는다. 비싼 가격과 현재 모델의 제한된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 원인이다.

볼트는 판매가격이 3만7000달러이며 1차례 충전으로 238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테슬라가 올해 출시하는 모델3를 포함해 비슷한 급의 차량이 몇 년 안에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UBS는 GM이 볼트를 대량생산하지 못해 지금은 대당 7400달러를 손해 보지만 생산 규모 확대와 배터리 기술 발달 덕분에 2025년에는 5% 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테슬라는 모델3의 기본가격 3만5000달러 기준으로 대당 2800달러 손실을 보지만 4만1000달러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이라고 UBS는 내다 봤다. 이어 소비자들이 자율주행 기능 같은 고마진 옵션을 추가로 사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