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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전문성'과 '계층 화합'을 동시에 고려해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

김 후보자는 경제기획국(옛 기재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재부 차관까지 지냈고, 이후 국무조정실장과 아주대 총장을 역임했다. 다양한 경제 정책을 직접 수립·추진하고 행정 전반을 조율해 본 경험이 있는 '유능한 정통 관료'로 평가 받는다.

김 후보자는 덕수상고 재학 시절 홀어머니와 세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한국신탁은행에 취직, 낮에는 은행원으로, 밤에는 야간대 학생으로 주경야독 했다. 25살이던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누구보다 서민의 어려움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며 발탁 취지를 설명했다.

김 후보자 최우선 과제는 '경기 회복세 지속'과 '일자리 문제 해결'이다.

작년까지 지속 침체됐던 우리 경제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출·투자가 확대되며 국내외 주요 기관이 줄줄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고, 3년 만에 3%대 경제성장률 달성 기대도 높아졌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8%를 보여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면 '저성장 고리'를 끊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기재부 실무자부터 차관까지 두루 경험한 만큼 빠르게 경제 현안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한 확장적 재정 정책이 예상된다. 작년부터 세수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재정 여력은 비교적 충분하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 1호 공약인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첫 관문은 1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통과다. 문 대통령은 추경 편성으로 81만개 공공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후보자가 기재부에서 주로 예산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데다, 예산실장과 예산을 총괄하는 2차관까지 지낸 만큼 '품질 높은' 추경 편성이 기대된다. 다만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당 협조가 필수라 소통·설득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내외 경제 리스크 관리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경제부처 수장으로서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 중국 사드 보복 등 대외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동시에 고용의 질 악화, 계속되는 소비 위축 등 대내외 위험 요인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4대 부문(노동, 교육, 금융, 공공) 구조개혁의 가시적 성과 창출,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로드맵 수립 역시 김 후보자가 이끌 경제팀의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전문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며 “21일 청와대 발표 후 기재부 간부들이 김 후보자와 만나 주요 현안, 청문회 준비 등과 관련 대면 보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