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1기 경제 컨트롤타워 '김동연·장하성' 인사 의미

문재인 정부 1기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이 진용을 갖췄다. 기획통 경제관료와 대기업 개혁 전문가로 투톱체제를 구성했다. 1기 경제팀 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면서 대기업에 초점을 맞춘 경제구조 개혁에도 힘을 싣는다. 국정 장악력이 유효한 정부 출범 초기에 강력한 정책으로 개혁 기조를 굳히기 위한 포석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 김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전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 인선 배경으로 “기획예산처와 기재부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력과 조정 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 관료로, 경제부총리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 인선에서 종합적 위기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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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아주대 총장

또 “김 총장은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기재부 차관과 국조실장까지 역임한 분으로 누구보다 서민의 어려움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신설된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장 교수는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소액주주 운동에 앞장섰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을 지낸 바 있으며, 안철수 의원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초대 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도 제의받았지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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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고려대 교수

문 대통령은 “장 교수는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처음으로 공직을 맡게 됐는데, 큰 결단을 내려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청와대 경제·사회 라인을 총괄하는 정책실장에 장 교수를 임명함으로써 대기업 개혁 의지를 명확히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던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를 임명했다.

외교안보 인선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여성인 강경화 유엔(UN)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강 후보자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측근으로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 사무차장보를 지냈다. 청와대는 강 후보자가 자녀 국적과 위장전입 등의 문제가 있지만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아시아정당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을, 통일외교안보특보에 홍석현 한국신문협회 고문과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임명했다.


정치권은 대체로 '탕평' 인사라는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인사를 임명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국민의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 임명에 경제전문가로서 능력을 높이 산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김동연 후보자 지명에 노무현 정부의 경제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