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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인공지능(AI) 차 안에 홀로 남겨둔 아이가 자동차 키를 잠그면서 벌어지는 아찔한 상황을 그린 영화다.

모놀리스는 운전자 안전을 100% 보장하기 위해 만든 최첨단 자동차다. 나노 기술을 적용한 방탄 차체와 초박형 방탄 창문, 각기 다른 위험을 감지하는 25개의 센서, 독자적인 잠금 모드를 갖췄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차 외부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운전자와 대화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릴리스'라는 이름의 '대화형 AI' 기술을 탑재했다.

20대 후반 샌드라는 남편이 선물한 최신형 AI 자동차 모놀리스를 타고 두 살배기 아들 데이비드와 부모 집으로 향한다.

사막의 산길을 달리던 모놀리스에 갑자기 뛰어든 사슴 한 마리로 로드킬이 발생한다. 샌드라는 차에서 내려 사고를 살피지만 문제가 발생한다.

카시트에 고정돼 있는 아들 데이비드가 스마트폰과 연동된 자동차 키를 가지고 놀다가 그만 문을 잠가버리고 급기야 스마트폰마저 바닥에 떨어뜨린 것이다.

어떤 외부 충격에도 열리지 않는 방탄 문과 유리창, 주변에 도와줄 인적과 차량조차 없다. 결국 샌드라는 차를 벼랑으로 떨어뜨려 AI 차문을 열도록 하는 극단의 방법을 택한다.

먼 미래의 일로 생각했던 AI 시대가 다가오면서 두려움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물론 인간 한계를 뛰어넘는 AI는 새로운 문제를 초래할 지 모른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은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서 AI·로봇기술·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5년내 51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직, 사무직, 행정직 등에 근무하는 많은 여성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으로 봤다.

인간을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보호해줄 것 같은 AI는 거꾸로 최악의 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려하는 상상이 현실이 된다 해도 이것이 과연 AI 탓일지는 더 생각해봐야 한다. 오히려 이를 악용한 몇몇 인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AI에 의한 인류 종말을 우려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로봇보다 자본주의가 더 무섭다”고 했다.


AI와 함께할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하는 지가 중요하다. 미국과 EU 등에서는 AI 기술의 사회적, 윤리적, 법률적 문제에 대한 대응 준비를 시작했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