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에 수년째 이어 온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바람이 서버와 스토리지 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서버 시장은 느린 걸음이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스토리지 시장도 올해 플래시 스토리지에 이어 국내외 대형 IT 기업들이 오브젝트 스토리지 도입을 늘리면서 빠르게 떠오른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가 발표한 국내 서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서버 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으로 약 1조307억원에 달했으며, 전년 대비 3.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4.2% 늘어난 13만9825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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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내 서버 시장 (단위:십억원) 2014 340.8 572.7 2015 289.3 705.2 2016 281.1 749.5 x86서버 non-x86서버 (출처: IDC)

지난해 서버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한 것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한국IDC는 서버 시장이 주도하는 x86 서버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국내 진출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6.3% 성장한 7495억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했다. 유닉스와 같이 non-x86 서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까지 일부 은행의 차세대 사업으로 유닉스 서버 증설이 있었지만 시장 축소는 막지 못했다. 전년 대비 2.8% 하락한 2811억원에 불과했다.

한국IDC 측은 최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산업의 국제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간 트래픽이 크게 증가하면서 x86 서버 도입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도 지난해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과 함께 여러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IT 서비스를 위한 x86 서버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IDC 김민철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non-x86 서버 기반의 유닉스 시스템이 안정성 때문에 주요 시스템에 채택됐지만 리눅스 시스템의 유연성과 학장성이 향상되면서 기존 non-x86 서버 기반의 유닉스 시스템은 x86 서버 기반의 리눅스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리눅스 시스템 시장 규모가 윈도 시스템 시장을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 스토리지 시장의 떠오르는 옥동자 '오브젝트 스토리지'

스토리지 시장에서 '오브젝트 스토리지'가 급부상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 IT 맹주들이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구축하면서 스토리지 시장에서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해외에서부터 시작된 도입 열기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콘텐츠 저장과 분석을 위해 적용했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용자 수와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스토리지 인프라를 대규모 분산 스토리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도입, 주목 받고 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확대로 떠오르는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특정 파일에 대한 정보가 들어간 메타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보관, 관리한다. 데이터 파일을 속성별로 관리할 수 있어 비정형 빅데이터 처리에 뛰어나다. 메타데이터를 통해 분류, 관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저장 위치와 방법을 몰라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주로 '밸릿 파킹'에 비유하기도 한다. 티켓(메타데이터)만 있으면 주차된 차량(데이터)을 쉽게 찾아 주기 때문이다.

한동안 신기술 정체기에 있던 스토리지 시장에서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새로운 활력을 줄 전망이다. ID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브젝트 스토리지 시장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매년 30.7% 성장, 시장 규모가 198억달러(약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IDC는 보고서를 통해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IBM, HDS, 델EMC, DDN, 스캘리티 등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넷앱, 레드햇, 스위프트 스택, 클라우디안, 웨스턴디지털, 카링코 등이 뒤를 쫓고 있고 엑사블록스 등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업체 간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표> 글로벌 오브젝트 스토리지 시장 기업 현황

(자료 ; IDC)


<소박스>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다


컴퓨팅과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기능이 통합된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IDC가 최근 발간한 국내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은 2015년에 비해 10% 늘어난 19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통합 플랫폼이 국내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은 전년 대비 63.7% 성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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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내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 (단위: 십억원) 58.3% 19.9%, 14.3%, 7.5% 총 시장 규모 1980억원 9.9% 통합 플랫폼 +14.6%, 1155억원 인증 레퍼런스 -2.6%, 393억원 통합 인프라 -5.5%, 283억원 하이퍼 컨버지드 +63.7%, 149억원 출처 : IDC

한국IDC는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비즈니스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더 빠른 IT 서비스 지원을 위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컨버지드 시스템 도입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IDC 스토리지 연구부문 이덕웅 연구원은 “컨버지드 시스템은 기존 인프라를 통합해 데이터센터의 공간을 절약하면서 더욱 효율 높은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컨버지드 시스템의 스토리지 영역은 올플래시 어레이로 전환되고 있으며, 데이터의 중복 제거와 압축을 통해 효율적으로 디스크 용량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내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합해 개선된 역량을 보여 줄 수 있고, 독립된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 시장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특집/서버·스토리지] 빅데이터·클라우드 바람 타고 서버·스토리지 새로운 희망가 부른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