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타이젠과 LG전자 웹OS 경쟁이 가전제품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TV와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했던 독자 운용체계(OS)를 일반 가전까지 적용, 기기 맞춤형 기능·서비스 고도화가 한창이다. 독자 OS 적용 범위가 확대될 추세라 타이젠과 웹 OS 경쟁 전선이 넓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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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출시한 웹OS 기반 빔프로젝트에 TV 콘텐츠 이용 서비스인 채널플러스를 적용했다. 웹OS를 통해 기존 스마트TV에서 구현했던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프리미엄 빔 프로젝터에 웹OS를 적용했다. LG전자 스마트TV처럼 셋톱박스 없이도 푹(pooq), 티빙(Tving) 등 콘텐츠 서비스를 볼 수 있다. 빔 프로젝터 최초로 웹OS를 적용하면서 기기에 최적화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에서만 가능했던 서비스가 웹OS를 통해 다른 기기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웹OS 활용 범위가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13년 HP로부터 웹OS를 인수했다. 이후 스마트TV와 가전제품에 웹OS를 적용, 생태계를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 가전에서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줄이고 OS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냉장고와 사이니지 제품 일부에도 웹OS를 활용하고 있다. 웹OS 특성상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기기에 적용, 기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냉장고는 디스플레이 적용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웹OS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냉장고는 24시간 가동된다는 점에서 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기기로도 적합하다. LG전자는 다른 가전기기에도 웹OS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도 '타이젠' 확산에 집중한다. 2015년 스마트폰 적용을 시작으로 스마트TV, 냉장고, 에어컨까지 타이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모든 가전 제품에 타이젠을 탑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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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은 9월 발표하는 4.0 버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Net) 개발언어를 지원한다.

타이젠 확산을 위한 지속적 성능 고도화에도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9월 닷넷(.Net)이 탑재된 타이젠 4.0을 발표할 예정이다. 닷넷은 마이크로소프트(MS) 프로그래밍 언어다. 타이젠에 닷넷이 적용되면 리눅스뿐 아니라 MS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OS 생태계에 흡수할 수 있다. OS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생태계를 확대,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토대를 닦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형 가전에 활용할 수 있는 타이젠 RT도 공개, 타이젠을 가전기기를 운영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삼을 계획이다. 타이젠RT는 메모리 사용량을 최소화한 실시간 운용체계(RTOS)로 세탁기, 에어컨이나 경량 가전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약 1억개 기기에 타이젠이 탑재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가 독자 OS 적용 기기를 확대하면서 가전 생태계 전반을 둘러싼 웹OS와 타이젠간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독자 OS는 단순히 기기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SW)가 아닌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사업전략을 위한 플랫폼”이라면서 “기기뿐 아니라 시장까지 OS 의존도가 생기기 때문에 웹OS와 타이젠 진영 간 자체 생태계를 조성,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타이젠·LG 웹OS 현황

삼성 타이젠 vs LG 웹OS 전선 넓어진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