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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가 실현되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프렉시트는 유로존 붕괴,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을 높여 세계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렉시트, 유로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의 가장 큰 차이는 유로화 사용 여부다.

영국은 EU 가입국이지만 유로화를 국가통화로 사용하는 유로존 회원국은 아니다. 반면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EU를 주도하고 있으며 유로화를 사용한다. 과거 유럽 통합 논의 자체가 독일과 프랑스간 화해에서 시작됐다.

프랑스가 EU를 탈퇴하면 유로화 사용 자체에 대한 회의가 커질 수 있다. 유로화 가치도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를 따라 다른 국가가 EU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미 작년 말부터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EU 탈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프렉시트는 유럽 경기 불확실성을 높여 최근 개선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경기 악화는 세계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우려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다.

프렉시트를 공약으로 내세운 마린 르펜 후보는 반이민·반유럽 정서와 보호무역주의를 기반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프랑스 우선주의'를 정책으로 실현해 나갈 전망이다. 미국, 프랑스를 주축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글로벌 교역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 경기가 예상보다 좋은 상황인데 프렉시트가 실현된다면 유럽 전반에 경제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점도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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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도 '직접 영향권'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우리나라도 '프렉시트 영향권'에 속해있다. 세계 경제 회복세 약화에 따른 경기 둔화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자금 유출'과 '수출 악재'도 우려된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해외 투자자들은 '안전성'에 가치를 두고 신흥국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간다. 프렉시트가 실현되면 우리나라 역시 외국인 자본이 대량 유출돼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프랑스가 EU에서 벗어나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적용받지 않는다. 그동안 무관세·저관세를 적용했던 제품 수출·수입이 위축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개별적으로 다시 무역 협정을 맺어야 한다. 무엇보다 프렉시트로 세계 경제 전반이 악화되면 우리나라 수출이 줄어들어 생산·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프렉시트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본 후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렉시트가 실현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 자본 유출 압력이 높아지고 수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유로화 가치 급락은 당연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화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프렉시트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고 EU도 회원국 이탈을 막기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일단 상황을 지켜본 후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