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8' 디스플레이가 붉은 빛을 띠는 것은 하드웨어보다 디스플레이 구동 소프트웨어(SW) 설정값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SW 문제라면 설정 조정이나 펌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19일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갤럭시S8 디스플레이에서 유독 적색이 강조돼 표시된 현상은 적(R)·녹(G)·청(B) 중 적색 화소를 구동하는 SW 설정값 오차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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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S8의 '붉은 화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갤럭시S8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액정을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R·G·B 유기재료는 각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므로 발광 효율이 각각 다르다. 그래서 각 재료에 맞게 전류 구동값을 조절해야 한다. 구동 알고리즘은 각 화소의 전류 세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장진 경희대 석학교수는 “OLED는 화소 구동값이 0.01볼트만 달라져도 전체 색상 밸런스가 깨질 정도로 정교하다”며 “RGB 화소를 구동하는 전류를 제어하는 구동 SW 설정 문제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도 “각 재료 특성에 맞게 몇 볼트에서 어떤 색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구현된다는 것을 사전에 데이터화해 메모리에 저장한다”며 “구동 시 그 값을 참조해서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하는데 구동 SW가 오류를 일으켜 그 과정이 제대로 안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소 구동값 자체가 잘못 입력됐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하나라도 화소 구동값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으면 색 밸런스가 뒤틀어진다. 적색 화소 구동값이 제대로 입력돼 있지 않거나 오류가 발생해 전류가 과해져 적정한 구동값을 넘어서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컬러 캘리브레이션 수치가 잘못 입력됐을 수도 있다. 이 경우 화소 구동값이 정확하고 구동 SW가 제대로 작동했더라도 화이트밸런스가 맞지 않게 된다.

컬러 캘리브레이션은 색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양하고 섬세하게 색상을 조정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전문가용 모니터 위주로 지원하는 기능이다. 일반 사용자도 캘리브레이터와 전문 프로그램을 사용해 직접 캘리브레이션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캘리브레이션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전후 색상 표현을 비교해볼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캘리브레이션 값을 반영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으므로 별도 APK 파일을 설치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컬러 캘리브레이션이 잘못된 경우 제조사가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제대로 된 값을 반영하면 된다. 장진 교수는 “구동 SW 오류가 주 원인이라면 디스플레이 자체 결함이 아니므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자체 결함은 아니며 사용자가 직접 색 설정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므로 이를 통해 원하는 상태로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