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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를 지나는 길이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뜬금없이 '피선거권 복권'을 외쳤다. 2008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이 제한된 인사에게 대통령 선거 출마 자격을 돌려주라는 얘기다. 대선 사상 가장 창의적인(?) 공약으로 화제를 모으던 인물이다.

이날 그의 복권을 주장한 지지자는 10명 안팎이었다. 그가 실제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어느 정돈지는 모르겠다. 지지자들은 당선을 확신하는 듯 '복권' 목소리를 높였다.

출마 여부가 아닌 낮은 지지율을 고민하는 군소 후보 지지자도 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맴도는 후보의 지지자다.

이들은 지지율은 낮지만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반드시 그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지율이 아닌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을 보라고 강조한다. 지지하는 후보가 끝까지 완주하길 바란다. 중도 포기를 한다면 다른 후보로 표심을 바꾸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내심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쪽으로 세력 규합을 기대하기도 한다.

지지율이 30~40%를 넘는 유력 후보 지지자도 있다. 일찌감치 '대세론'이 나돈 후보의 지지자는 단순히 완주나 선전이 아닌 대선 승리를 원한다. 지금까지 앞서 왔는데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한편으로는 경쟁자의 추격에 불안해 하기도 한다.

또 다른 유력 후보 지지자는 역전승을 기대한다. 이미 끝난 싸움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제 해볼 만한 상황이다. 지지자는 “조금만 더”를 외치며 후보에게 힘을 보탠다. 물론 그 조금의 차이가 만만치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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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19대 대선 후보 등록이 마무리돼 17일부터 선거 운동이 공식 시작됐다. 후보마다 자신만의 컬러를 드러내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첫걸음을 뗐다. 이들 모두 다음달 9일 대선일까지 3주간 1분 1초를 다투며 뛰어다닐 것이다.

이제 유권자에게 주어진 시간도 3주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는 남은 시간에 누구를 지지할지 택해야 한다. 이미 누군가를 지지하는 유권자도 마지막까지 표심을 유지할지, 새로운 후보로 선택지를 돌릴지 결정해야 한다.

사람마다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후보의 정당, 지역, 성향을 보는가 하면 공약을 중심으로 정책 역량을 확인하기도 한다. 후보에게서 받은 이미지만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즉흥적으로 누군가의 지지자가 되는 이도 많다. 선거일에 임박해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반드시 숙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학자들은 오히려 반대 가능성을 지적한다. 투표 직전에 접한 사람과 소식에 의해 지지 후보를 정한다는 것이다.

유권자마다 지지 후보를 고르는 기준은 다르지만 받아들일 선거 결과는 같다. 누구를 지지했든 대통령은 한 사람이다.

과거 우리 선거판을 감안하면 당장의 승리가 급한 대선 후보에게 차분한 정책 행보를 바라기는 어려워 보인다. 네거티브 공세부터 예상을 뒤엎는 이합집산까지 다양한 변수가 나올 것이다. 게다가 대통령이 불명예 퇴진한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치르는 조기 대선이다. 유권자 스스로 걸러낼 것은 걸러내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 3주, 대한민국과 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자.


이호준 산업정책부 데스크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