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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준 소장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기술은 사회 전반에 걸쳐 4차 산업혁명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통 부문에서도 기술 융·복합으로 교통 체계 효율성과 안전성, 친환경성을 향상시킬 4차 산업혁명이 필요하다. 교통 체계 선진국들 간에 논의되는 미래형 교통 신기술은 자율화, 전기화, 통합화 기반의 스마트모빌리티다. 즉 자율주행자동차와 전기자동차가 신교통 수단으로 편입되고, 이를 기존의 교통 체계와 연계하는 통합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자율 주행과 친환경 기술,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시켜서 더욱 안전하고 깨끗하며 편리한 교통 서비스가 국민에게 제공될 것이다. 그러나 현 수준의 사회기반시설(SOC)인 도로, 철도, 항공, 대중교통 등 인프라로는 이러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ICT와 빅데이터, AI 등 기술이 융·복합돼 디지털 인프라로 전환돼야 한다.

자율주행차 차량 센서 기능과 가격 등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로를 주행하는 다른 차량과 능동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조건이 많다. 차량과 도로(V2I), 차량과 차량(V2V), 차량이 네트워크와 유기적으로 정보를 연계(V2X)하도록 초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전용망 V2X(WAVE V2X)를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전용 통신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 전용망은 5.9㎓ 극초단파 근거리전용통신(DRSC) 기술을 고도화한 미국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802.11p(WAVE) 표준 기술에 기반을 둔다. 차량이 시속 200㎞로 주행하면서 1㎞ 정도 도로 구간 내에서 20Mbps로 초당 10회 이상 통신 지연 시간이 거의 없이(0.1초 이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차량 정보는 물론 차량 안전 운전 지원, 충돌 방지 및 자율 주행 지원을 위한 커넥티드카 기능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2013년 미시간에서 기술 실증 사업을 거쳐 현재 뉴욕 등 몇몇 도시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신 안정성, 신뢰성, 보안성 등에서 만족할 만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노변기지국(RSE) 등 시설 구축과 차량전용단말기(OBE) 보급이 관건이다.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세종시와 대전시 유성을 연결하는 도로 구간에 전용망 V2X 기반의 협력형 차세대 ITS (C-ITS)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2020년까지 고속도로 전 구간에 ITS 전용 통신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전용망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이동통신기술 기반의 V2X다. 유럽의 3세대 이동통신 표준화단체(3GPP)에서 롱텀에벌루션(LTE)을 기반으로 이동망 V2X(Cellular V2X) 기능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통신 특성 상 차량 정보 교환이나 안전운전 지원 기능은 가능하지만 전용망 V2X에 비해 차량 충돌 방지나 자율 주행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소개되고 있는 5G 이동통신 기술이다. 전용망 V2X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최근 ITS 국제표준위원회(ISO/TC204)에서 논의도 활발하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아직 많다. 기술적으로는 이동망 V2X 안전성·보안성·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고, 이동통신사 간 정보 연계성도 해결해야 한다. 아직 몇 년 동안의 시장 도입 기간이 있어 가능할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이동망 V2X 시설 구축과 향후 빅데이터 운영 등에 대한 도로 관리 기관 등 이해 당사자 간 권한 조정, 통신요금 부과에 대한 차량 제작사 또는 이용자와의 비용 문제 협의, 기타 개인정보 보호 등 관련 법·제도와 규제도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분명 중장기적으로 이동망 V2X는 전용망 V2X의 보완재가 될 것이다. 자율 주행 시대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성하는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이 경쟁적 공존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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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X 개념도. 출처=퀄컴 블로그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연구소장 yjmoon@ko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