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초과예약을 이유로 베트남계 미국인 승객을 강제로 내쫓아 공분을 샀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이번에는 결혼식을 올리려고 휴스턴에서 코스타리카로 가려던 예비 신랑·신부를 내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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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항공 항공기 (제공=유나이티드항공)

16일(현지시간) 휴스턴 지역방송 KHOU에 따르면 마이클 홀과 앰버 맥스웰은 전날 휴스턴 공항에서 코스타리카로 가기 위해 유나이티드항공에 탑승했다. 코스타리카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던 두 사람은 자신의 지정석에 한 남성이 누워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그를 깨우는 대신 다른 줄에 가서 앉았다.

홀은 “1등석으로 간 것도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은 일로 생각했다”면서 “우리는 이코노미 구간에서 자리를 옮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무원은 그들에게 지정된 좌석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두 예비 신혼부부는 좌석 승급을 요구했고, 승무원은 좌석이 없다며 거절했다. 결국, 이들은 지정된 좌석으로 돌아왔다. 이 와중에 연방 마셜이 비행기에 올라와 이들에게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예비 신혼부부는 “지정된 좌석으로 옮겼는데 왜 쫓아내려 하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연방 마셜은 “당신들은 다른 승객에게 위협이 될 수 있어 승객 안전을 위해 비행기에서 내려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을 비난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성명을 내고 “이들은 계속해서 사지 않은 승급된 좌석을 요구했고 승무원들이 지정된 좌석으로 돌아가라는 요구도 거부했다”며 “우리는 사후 그들과 연락을 취해 그들이 다음날 유나이티드항공을 이용해 목적지에 갈 수 있도록 항공권을 재예약해줬다”고 했다.


한편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향하는 여객기에 탑승했던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 박사(69)를 오버부킹(인원초과예약)을 이유로 강제로 끌어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유나이티드항공 '불매운동'을 펼치고, 시가총액이 3000억원 이상 감소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