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 기술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용자 불안을 산다. 배터리 잔량으로 얼마나 더 달릴 수 있는지, 가까운 곳에 충전소는 있는지 늘 신경 쓰이는 상황이다. 결국, 이것이 전기차의 폭발적 확산을 막는 원초적 문제인 것이다.

상황은 분명 변하고 있다. GM 쉐보레 볼트(Bolt) EV는 한·미 양국 정부 공인주행거리가 1회 충천으로 380㎞가 넘는다. 지난달 열린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연계 행사로 열린 '전기차이용자포럼&페스티벌(EVuff)에는 이 차량으로 서울서 제주까지 무충전으로 420㎞ 이상을 달린 기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매장을 열고 판매에 들어간 테슬라의 전기차 주요 모델도 1회 충전으로 400㎞ 이상을 주파한다. 사실상 하루 이틀정도 주행에는 충전 걱정없이 전기차를 쓸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테슬라를 왜 전기차 산업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르는지는 이 회사 전기차의 플랫폼에 비결이 담겨있다. 테슬라는 탄생부터 전기차를 위한 차체를 만든다. 차량 전면 보닛 안에 농구공이나 수영놀이 용품을 가득 싣고도 1회 충전으로 400㎞를 달려 여행지에 안착할 수 있다. 그것은 차량 바닥으로 배터리를 깐 독자 플랫폼과 디자인 기술이 결합됐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전기차가 변하고 발전하려면 차량 플랫폼부터 바뀌어야 한다. 플랫폼은 파워트레인, 차체·서스펜션 등 핵심 요소 조합을 말한다. 이제 현대차그룹도 2020년까지 전기차를 포함한 28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출시하면서 여기에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을 독자 개발해 쓰기로했다. 소재와 디자인, 주요 부품 배치 등 모든 것이 바뀌어야 진짜 효율성 높은 전기차 구현이 가능해진다.

전기차 혁신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이다. 여기서 차량 메이커의 혁신이 더없이 중요하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그래서 전기차 효율을 극대화하는 변화는 자동차회사의 '마인드'부터 바뀌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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