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130년을 이어 온 전구 사업을 접는다. 최근 가정용 전구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투자은행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가정용 전자기기 사업부를 중국 하이얼에 매각했다.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을 포함해도 GE조명사업부의 매출은 GE 전체 매출의 2%가 안 된다. 그러나 전구 사업은 GE를 탄생시킨 모태 사업으로서 상징성이 크다.

전구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에디슨제너럴일렉트릭이 GE의 모태다. 1892년 에디슨제너럴일렉트릭과 톰슨휴스턴이 합병, GE가 탄생했다. 이후 GE는 조명 사업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을 계속하며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명 사업 부문의 매각은 2015년부터 이어지는 사업 재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GE는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CEO)가 사업을 단순화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소비자 대상 사업 부문을 계속 매각하고 있다. 2015년 소비자금융에서 발을 뺐으며, 부동산 사업도 접었다. 오일가스사업도 베이커휴와 합병했다. GE는 현재 발전기 터빈이나 항공기 엔진, 의료장비, 기관차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전구 사업 부문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매각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오스람 조명은 지난해 전구 및 LED 램프 사업을 중국 MLS와 2개 공동 투자자에게 4억4000만달러에 팔기로 합의했다. 필립스도 28억달러에 전구부품 사업과 자동차 조명 사업을 중국 투자자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가 미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국민연금 등이 채무 재조정안을 반대하면 대우조선해양은 P플랜으로 넘어가게 된다. P플랜은 법정관리를 거치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한 일이다.

국내외 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잠시 방심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끊임없이 변신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된다. 기업의 모태마저 버리는 세계 최고 기업 GE가 던지는 메시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