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부품 시장에 모처럼 햇살이 들고 있다. 듀얼카메라 채택 확산, 전면 카메라 고기능화가 햇살 광원이다. 초소형카메라모듈(CCM)용 렌즈 생산 기업에 수혜가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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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카메라 모듈을 탑재한 아이폰7플러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렌즈 모듈 생산 업체가 잇따라 증설 투자에 나섰다. 세코닉스는 베트남 공장 증설에 약 170억원을 투자한다. 베트남 북부 빈푹성에 위치한 현지 법인 부지에 공장 1동을 신축한다. 2공장은 올해 초 착공했다. 상반기 중 완공,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지법인(세코닉스 비나) 생산 능력은 기존 두 배로 뛸 전망이다.

세코닉스 베트남 2공장 신설은 표면적으로 전체 생산 확대다. 세코닉스는 국내 동두천, 중국 위해, 베트남 빈푹에 생산 거점을 보유했다. 베트남 공장은 중·저화소 카메라모듈용 렌즈를 생산한다. 듀얼카메라를 비롯한 플래그십 제품은 국내에서 주로 생산한다.

이 같은 생산 구조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대신 베트남 공장이 증설되면 국내 생산능력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플래그십을 담당하는 국내 공장이 듀얼카메라용 렌즈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세코닉스 관계자는 “생산 능력 확대는 듀얼카메라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본사(국내 공장)가 듀얼카메라 렌즈를 비롯한 플래그십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성옵틱스는 다음 달 베트남 4공장 가동을 앞뒀다. 베트남 4공장에서 보이스코일모터(VCM) 액추에이터와 렌즈 모듈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렌즈 모듈이 주력이다. 해성옵틱스는 삼성전기를 가장 큰 고객사로 뒀다.

해성옵틱스 증설은 삼성전기의 중국향 카메라모듈 생산 확대, 듀얼카메라 확산에 대비한 것이다. 기존 렌즈모듈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국내에도 신규 설비 투자를 단행한다. 생산 역량을 확대하면서 비용도 줄였다. 1월에는 국내외 설비 투자를 위해 200억원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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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카메라 모듈 구조도(제공: 삼성전기)

렌즈 모듈을 주력으로 하는 광학부품 회사가 잇따라 공격 투자에 나선 것은 듀얼카메라 확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듀얼카메라는 말 그대로 두 개 카메라를 하나의 모듈로 합쳐놓은 부품이다. 광각·일반각, 컬러·흑백 등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듀얼카메라에서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나 광학식손떨림방지(OIS)는 기능 구성에 따른 선택 항목이다. 반면에 듀얼 렌즈는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듀얼카메라 시대에 렌즈 모듈이 가장 큰 수혜 종목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렌즈나 액추에이터를 만드는 광학부품 업계는 최근 정체를 겪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단가 인하 압박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해 듀얼카메라 채택이 늘어나고 전면(셀피) 카메라에도 AF 기능이 들어가면서 실적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는 듀얼카메라 탑재 스마트폰이 지난해 7600만대에서 올해 2억5700만대, 2020년 6억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듀얼카메라는 카메라모듈 제조사에도 큰 기회지만 모듈 구성에 필요한 부품 수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난다”면서 “렌즈를 비롯한 광학 부품 업계의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