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오는 6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하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대구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초도 물량만 프랑스에서 수입하고 부산공장에서 추가 물량을 생산 판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구시에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부산공장 생산 능력이 한계치에 이르면서 1톤 전기트럭을 생산하는 대구공장에서 트위지도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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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초소형 사륜 전기차 '트위지(Twizy)' 윤성혁 기자 shyoon@etnews.com

27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트위지는 지난 17일 사전계약을 실시한 지 열흘 만에 300대 이상 계약이 신청됐다. 제주에서만 100대가량 사전계약이 몰리면서 트위지 연간 판매 목표 '1000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6월부터 트위지를 고객들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초도 물량은 르노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한 수입차량이다. 추가적인 수요에 대해서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서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엠블럼은 르노삼성차 특유 '태풍마크' 대신 르노마크를 장착한다. 또 유리창, 에어컨, 히터 등을 장착한 한국형 모델을 따로 생산하지 않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공개된 트위지가 기대 이상 인기를 얻으면서 연간 판매 목표인 1000대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오창공장에서 생산하는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하면 원자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물량 수급도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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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점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당초 국내 생산공장으로 부산공장을 염두에 뒀다. 부산공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SM7, SM6, QM6, QM3 등 8개 차종을 모두 생산하는 '혼류생산'이 가능하다. 때문에 트위지 생산을 위해 추가 라인을 증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부산공장은 현재 추가 물량을 배정하기 어렵다. 이론상 연간 최대 생산량은 30만대이지만 실질적으로 27만~28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SM6, QM6 신차 물량과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생산으로 생산능력이 한계치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1톤 전기차를 공동 개발 중인 대구 중소기업 대동공업에서 트위지를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동공업은 연간 1만5000대 이상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췄다. 현재 농업용 전기운반차, 골프카트 등을 생산하고 있어 트위지 생산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르노삼성차 주장이다. 또 대구광역시가 지능형자동차부품주행시험장 내에 르노그룹 차량시험 센터를 유치하는 등 르노삼성차 전기차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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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라인 (제공=르노삼성차)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트위지를 부산에서 생산할지, 대구에서 생산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대구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는 부산공장 노조와 협상, 생산시설 구축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지는 LG화학 6.1㎾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으로 55㎞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80㎞다. 충전은 가정용 220V 전원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차종은 경차로 분류돼 자동차와 같은 번호판을 달고, 최고속도 시속 80㎞ 미만인 고속화도로에서도 주행 가능하다. 국내 출시 가격은 1550만원이고, 정부보조금 578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