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입김만 불어도 색상이 변하는 위·변조 방지 투명필름을 개발했다. 별도의 판별도구 없이 손쉽게 제품 진위를 파악할 수 있어 상용화가 되면 위·변조 방지 시장에서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박종목 융합화학연구본부 박사팀이 복층 코팅한 고분자 투명물질로 높은 습도에 반응하는 변색 필름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변색 필름은 1차원(선) 광결정 구조다. 굴절률이 서로 다른 물질을 일렬로 배열하는 구조다. 각 물질이 빛을 중첩 간섭, 특정 파장의 빛을 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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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연구원이 새로 개발한 위변조 구별 투명 필름을 시연하는 모습. 입김에 반응해 갖가지 색을 반사한다.

연구팀은 이 구조체를 여러 겹으로 쌓고 층마다 자체 개발한 '특수 화학물질'로 코팅했다.

특수 화학물질은 상대 습도 70~80% 이상에 반응, 각 광결정 구조체를 두껍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구조의 빛 굴절률을 변화시켜서 기존과 다른 색깔을 반사시킨다. 습기가 사라지면 원래 두께의 투명한 상태로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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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색 필름이 입김의 습도에 반응해 여러가지 색을 내는 모습.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없던 보안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습도에 반응하는 보안 솔루션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광결정을 특정 습도에 반응하도록 만들기가 어려웠다.

솔루션 적용 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필름 제작에 염료, 안료 등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다. 제품 위·변조 파악에 별도의 장비도 필요 없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세계 위·변조 방지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변조 방지 시장은 2020년 802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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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목 한국화학연구원 융합화학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토대로 총 3편의 특허를 출원했다. 앞으로는 소재 대량 생산 기술, 나노 수준의 박막 연속 공정 기술을 보완·개발한다. 다른 보안 기술과 융합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기술 상용화 가능 시점은 3년 뒤다.


이규호 원장은 “입김과 같은 특정 습도 환경에 반응하는 변색 필름은 불법 유통, 국가세금 탈루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라면서 “정보 저장 장치와 융합하면 강력한 보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