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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300조원 시대를 연다. 우선주를 포함하면 이미 300조원을 넘어 세계 시가총액 톱10 기업에도 진입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면서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불안한 지배 구조 개선과 오너 부재 영향력 최소화는 과제로 꼽힌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90조원으로, 300조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주 장중 한때 300조원을 넘기도 했으나 이후 주가가 다소 하락했다. 현 주가에서 3% 남짓 상승하면 300조원을 넘는다. 우선주를 포함하면 이미 300조를 넘어 324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아시아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순위다. 삼성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조화를 이루고 신성장 사업의 육성 기대감도 높아 성장 전망도 밝다.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 악재에도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현재와 미래 균형 덕분이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완제품) 사업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고루 성장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상황이 마냥 낙관할 만한 것은 아니다. 오너 부재에 따른 영향이 아직 드러나지 않지만 중장기 투자와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향후 성장 동력 마련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이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가 자율 경영 방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지배 구조도 아직 불안정하다.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아 외국 투기자본 등으로부터 위협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지주회사 전환 등 다양한 지배 구조 개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당장 지주회사 전환 등은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짙어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를 4월 말까지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세부 운영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 시 사업회사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으로 주주가치가 상향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에는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보다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으로 자체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M&A와 투자를 줄이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 부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SW) 등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사업 분야에 투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중심으로 유망 기업 M&A와 투자에 적극적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전장 분야에서도 단번에 세계 강자 반열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 받아온 SW 부문에서도 인재 영입과 M&A 등을 통해 탄탄한 기술력을 갖춰 가전 및 자동차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