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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별 정보통신기술(ICT)·과학기술 참모진이 계층은 다양해지고 연령층은 젊어졌다. 30·40대 청년 창업가부터 성공한 벤처사업가, 산업계 전문가, 재야 학자들까지 두루 포진했다. 진보·보수 등 이념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캠프별로 '브레인' 모시기도 치열하다.

◇'헤드헌터' 문재인, 캠프 규모도 매머드급

'역대 최대 규모 자문단' '매머드급 싱크탱크' '1000명이 넘는 교수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캠프 참모진을 가리키는 수식어다.

헤드헌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외부 인사 영입에 앞장서 온 문 후보 측 자문단은 다른 후보 진영으로부터 '비대하다'는 질시 어린 평가를 받을 정도다. 경제·사회·외교안보 등에 비해 비중이 낮은 ICT·과학기술 분야도 인재 풀에서 타 후보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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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에 공식 창립한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이미 1000쪽에 달하는 정책 제안서를 문 후보에게 전달했다. 현재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기초과학부터 인공지능(AI) 연구까지 분과별로 체계화해 운영하고 있다. 과학분야만 해도 4팀 이상으로 나눠지고, 그 가운데 4차 산업혁명 팀장은 김정호 KAIST 교수가 맡고 있다.

또 △직능별 전문가 그룹을 모은 지지 모임 '더불어포럼' △외부 영입 인사로 구성된 '일자리위원회' △관료 출신이 대거 포진한 '10년의 힘 위원회' △디지털 전문가와 사회적 기업가 다수가 포함된 '사회혁신위원회' 등에 산·학·연 전문가가 골고루 들어있다. '일자리 대통령'을 내세운 만큼 일자리위원회에는 유망 스타트업 창업자와 글로벌 전문가도 포함됐다. 문 후보는 포럼이 열리는 현장에 직접 방문, 의견을 듣고 있다.

ICT 분야는 노규성 선문대 교수, 과기계 분야는 임춘택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각각 부문별 팀장 역할을 맡아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 이무원 연세대 교수, 위정현 중앙대 교수 등도 학계와 산업계를 아우르는 전문가로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문 캠프에는 사람이 가장 몰려 있는 만큼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른바 '문재인 테마주' 등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자문단에 들어갔다 사퇴하는 인사가 나오기도 했다.

자문단 관계자는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초안이 만들어지고, 캠프 정책본부에서 총괄하면서 규모는 크지만,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며 “더불어포럼, 일자리위원회 등도 전문가, 일자리 관점에서 고루 의견을 전달하면서 일관성과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비(非)문 캠프, 소수정예로 정책 공약 '열공'

안희정 후보 캠프에는 ICT 정책 자문 총괄 역할을 맡은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를 필두로 이현숙 서울대 교수, 신석민 서울대 교수 등이 홈닥터(안희정 캠프 정책 제언 전문가 집단)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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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폰 개발자 출신인 권지훈 아크스토리 대표, 임현수 위즈벤처스 대표 등 30·40대 ICT 벤처업계 기수도 캠프와 후원회에 몸담고 있다.

서영훈 안희정 캠프 ICT·과학기술 분야 담당자는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춘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전문가 집단이 정책을 제언하고 이를 가다듬어 주요 공약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소수정예'로 ICT, 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 집단을 운영하고 있다. 김인규 국민대 교수(한국EA학회장)를 주축으로 송태국 넥스트리컨설팅 대표 등 산업계 인사가 세부 정책 개발에 참여했다. 박진희 동국대 교수가 기후변화·신재생에너지 관련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인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특정 분야 역량만으로 이뤄 낼 수 없다”며 “책임과 권한을 함께 지고 정성 평가가 이뤄지는 거버넌스 토양을 구축하고, 기존 SW 발주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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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는 19대 대선 후보중 유일한 벤처기업가 출신이다. 안철수연구소(안랩)와 서울대 교수를 거치면서 탄탄한 ICT·과학 인맥을 쌓았다. 오세정 의원은 서울대 교수 출신 과학계 대표 인맥으로, 국민의당 정책연구원장을 맡으면서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안랩 출신 인맥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실무와 ICT 정책을 보좌한다. 다음 커뮤니케이션팀장 출신 김태형 보좌관이 실무 전반을 챙긴다.

업계 원로는 “안 후보는 본인이 유력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ICT를 잘 안다는 생각이 강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폭넓은 자문을 얻는 편”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 밖에도 '정책네트워크 내일' '국민과 함께하는 전문가광장' 등 정책자문그룹 700여명과 소통하고 있다.

남경필 바른정당 예비후보 캠프에는 경기도 과학 기술계 인사가 포진했다. 김진현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이 과학 기술 멘토를 맡았다. 김규성 공감시대 대표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상근부회장, KT엠하우스 대표 등을 지낸 기업인이다.

남 후보는 3년 가까이 일주일에 2~3번 분야별 오프라인 정책 토론을 열었다. 도정에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등 ICT 창업 관련 정책을 반영했다. 최근 경선 기간에 들어서면서 단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전화 통화로 수시 연락을 취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예비후보는 권은희 바른정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이 대표적인 ICT·과기인이다. 권 위원은 기업과 정계를 오가며 ICT 여성 전문가로 활동했다.

권 위원은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10여명이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주로 온라인을 통해 의견 교환을 하고 정기적 모임을 갖기 보단 이슈 사안별로 의견을 취합해 ICT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팀=팀장·



, 박지성, 김명희, 최호, 오대석, 박소라기자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