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장미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각 예비후보 캠프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 전문가 집단을 속속 구성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산업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성 높은 자문단 50명 정도가 각 캠프에 포진했다. 예전에 비해 자문단 전문 영역이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론 조사 결과 수위를 달리는 특정 후보에게 자문단이 쏠리는 등 편차가 크다.

26일 전자신문이 대선 후보 캠프별 ICT·과기 전문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49명이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관련 업계 의견 수렴을 주도하고 캠프 공약을 만드는 데 깊숙이 간여한다. 이들이 ICT·과기 전문가 집단을 활용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물밑 지원단'까지 합친다면 전문가 수는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기사 06면】

자문단은 절반 넘게 학계 출신으로 구성됐다. 총 49명 가운데 현직 교수가 20명이다. 현업에 종사하거나 종사한 산업계 출신은 총 16명으로 33%였다. 나머지는 과학기술부 차관 등 관료 출신이거나 한때 정치 분야에 몸담은 적이 있던 인사들이다. 이들 전문가의 평균 연령은 54.5세로 나타났다. 특히 49명 가운데 11명이 여성 ICT·과기인이다.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난 ICT·과기 전문가로는 문재인 예비후보 캠프가 매머드급을 형성,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다. 문 캠프에는 총 26명 전문가가 포진했다. ICT인이 15명, 과기인이 11명으로 구성됐다. ICT쪽으론 노규성 선문대 교수, 과기계에선 임춘택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메신저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문 후보가 ICT·과기 분야에 대거 자문단을 띄운 것은 '대권 재수생'으로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자문단 층이 일치감치 두텁게 형성된 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고 적응하기 위한 역량을 보여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SW)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ICT인 3명, 과기인 5명으로 조촐하게 구성됐다. 산업계 자문단이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지만 외곽 조직으로 큰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오세정, 신용현 의원이 주도해 관련 정책과 공약을 만들고 있다.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캠프에선 ICT인 3명과 과기인 2명으로 꾸려졌다. 규모는 작지만 알짜배기 자문단으로 운영해서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 갤럭시폰 개발자 출신인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와 1급 지체·언어 장애인이자 청년 IT 스타트업 인재로 주목받고 있는 임현수 위즈벤처스 대표가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안 캠프는 ICT·과기 자문단도 대선 주자들 가운데 연령대가 가장 젊게 나왔다.

이 밖에 이재명·유승민·남경필 후보 캠프에서는 각각 3명, 4명, 3명이 ICT·과기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유승민 캠프에는 KT임원 출신 권은희 전 의원이 대표 조력자다. 남경필 캠프에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김규성 공감시대 대표가 IT 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캠프도 자문단을 비공식 운영하고 있다.


한 대선 캠프 관계자는 “표면에 드러난 자문단보다 훨씬 더 많은 전문가들이 각 후보 진영에서 정책 자문을 해 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당별 후보가 명확해진 상황도 아닌 데다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경우 외부에 알려지길 꺼려해 '숨은 조력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선 예비후보 캠프별 ICT·과기인 현황, 출처:캠프별 집계>

대선 예비후보 캠프별 ICT·과기인 현황, 출처:캠프별 집계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