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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삼성메디슨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전동수 대표가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전동수 체제 1년을 맞은 삼성메디슨이 적자 늪에서 벗어나 비상을 준비한다. 제품 라인업 고도화와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을 확대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영상진단장비 시장과 대형병원 공략을 강화해 연간 흑자 전환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때 '매각설'까지 돌았지만 작년 3월 전동수 대표 부임 이후 고부가가치 전략이 결실을 거뒀다. 목표 달성에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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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메디슨 연도별 매출 추이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가 2011년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회사다. 그룹차원의 신수종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인수 후 중장기 전략 부재와 보급형 중심 제품 판매전략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합병 첫 해인 2012년 3284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2689억원으로 줄었다. 2015년에는 매출 2682억원, 영업손실 2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작년에도 전년대비 매출이 소폭 감소한 25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52억원이다.

회사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실패했지만 양적·질적 성장을 거뒀다. 작년 부임한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전 대표는 부임 후 보급형 위주 영상진단 장비 제품군을 고급형으로 확대하는데 집중했다. 주력 사업인 초음파 영상진단 장비 영역에서 RS80A(영상의학과용), WS80A(산부인과용) 등 프리미엄 제품을 처음 출시했다. 시장을 넓히고 수익 개선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협업을 강화했다. 의료기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메모리, 소프트웨어(SW)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조가 필수다. 지난해 출시한 제품을 포함해 초음파 영상진단장비는 삼성전자 디자인 사업팀이 UI·UX를 비롯해 알고리즘, 화면 스크린 등을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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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17' 삼성메디슨 부스에서 회사 관계자가 의료인텔리전스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의료기기 시장에서 필수로 떠오른 ICT 접목도 본격화한다. 전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 디바이스솔루션네트워크, 디지털미디어 총괄 등을 거쳐 삼성SDS 대표까지 역임한 ICT 전문가다.

삼성메디슨은 최근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에서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진단보조 솔루션을 첫 공개했다. 의료영상정보를 분석해 유방암, 갑상선 질환 병변을 알려준다. 갈비뼈에 가려 확인하기 어려웠던 병변을 빅데이터 기술로 확인하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다양한 시도는 신규 고객확보, 시장 인지도 제고 등으로 이어졌다. 실제 작년 4분기에는 2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작년 출시한 RS80A와 WS80A는 진료과 확대는 물론 프리미엄 제품 시장 진출을 가능케 했다”면서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인체공학적 설계방법과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의료기기 진단정확도와 사용 편의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한계점도 많다. 삼성메디슨이 주력하는 초음파 영상진단기기는 국내 시장 규모가 1300억원 남짓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형 제품 시장에서는 아직 외산에 밀려 부진하다. 기대를 모았던 자기공명영상(MRI) 기기 출시일은 미정이다. 업계가 삼성에 기대하는 혁신, 선도 제품을 찾기 어렵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R&D를 확대하고 삼성전자,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서울병원 등과 협업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